다채로운 책 행사, 책방지기들이 마련
오는 10월 1일(토) <배다리 책피움 한마당>이 배다리 책방거리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2019년부터 계속되온 배다리 '책방잔치'다.

배다리 책방거리의 시간
해방 후, 인천 개항장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이 두고 간 책들이 고물상에 쏟아져 나왔다. 화평동에서 동인천역에 이르기까지 이 책들을 사서 쌀가마니나 수레에 올려 두고 팔았던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서서히 배다리로 옮겨 모여들며 헌책방거리가 형성되었다고 책방 어르신들은 전해주신다.
최근에는 1948년 인천으로 이사온 '토지' 박경리 작가 역시 배다리 시장에 헌책방을 열었음이 알려지기도 했다. 폐지로 쌓여있는 고물상의 책을 골라 밤새워 읽고, 팔았다는 이야기도 밝혀졌다.
전쟁 후 피폐해진 상황에도 오고 가는 주민과 인근 여러 학교 학생들로 배다리 일대는 활기가 넘쳤다. 새 책이 거의 없던 그 시절, 젊고 가난한 지식인들이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모여들며 60년대 본격적으로 책방들이 들어섰다. 70년대에는 철교 아래부터 우각로를 따라 도원역까지 30-40곳의 책방이 생겼다.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그렇게 형성되었다. 1974년 경인전철이 개통되면서 청계천으로 책을 사러가는 사람도 많아졌다.(아벨저점 곽현숙 대표 증언) 건널목 대신 육교가 생기면서 오가기가 불편해지니 학생들의 발길도 줄어들다. 그러면서 배다리 책방거리 책방들이 학교 앞으로 이전하기 시작하던 90년대부터 쇠락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에 이르러 아벨, 삼성, 한미, 대창, 집현전 다섯 곳이 남았고, 아벨의 곽 대표의 배려로 책방 어르신이 소일거리로 오갈 수 있는 '오래된 책집'도 열었다.
2009년 '나비날다 책방'이 그 자리를 이었고, 2010년 '사각공간'이라는 책방이 생겼다가 떠났다. 조금씩 늘고 줄다가 세대교체를 하며 지금 8곳 - 아벨서점, 삼성서림, 한미서점, 대창서림(모갈1호), 나비날다책방, 마음이쉬는그림책방, 집현전, 시와예술 -에 이르렀다.

배다리 책방지기들이 직접 기획한 '책·깔·피'
올해에는 ‘책.깔.피’라는 이름으로 배다리 책방지기들이 직접 기획하여 마련된 활동 - 북토크, 전시, 공연 등이 다른 매체와 협업하여 다채로운 빛깔로 펼쳐진다. 하룻 동안 펼쳐지는 만큼 같은 시간 대에 진행되는 활동이 많으니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 즐기면 된다.
다양한 주제와 성격의 북토크가 당일(10월 1일)에 펼쳐지고, 집현전과 아벨 시다락방, 시와예술 골목미술관에서는 각각 사진집, 한 권의 책, 미니소설 전시가 10월 1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책방마쉬와 삼성서림, 나비날다 책방에서는 오후 1시30분, 2시, 5시 각각 공연이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책방별 프로그램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