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KTX 개통 지연, 현대로템의 차량 입찰 고의 유찰도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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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발 KTX 개통 지연, 현대로템의 차량 입찰 고의 유찰도 한 몫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2.10.1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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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차례 입찰, 현대로템 무응찰로 모두 유찰
철도공사, 다음달 단가 올리고 수량 묶어 입찰공고
"독점에 따른 폐해 막을 대책 마련해야"-허종식 의원
KTX(한국형 고속철도) 차량 모습
KTX(한국형 고속철도) 차량 모습

인천발 KTX 개통이 미뤄진 것은 고속철도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이 3차례나 차량 입찰에 응하지 않고 고의 유찰시켰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토교통위원회)은 한국철도공사가 다음달쯤 인천·수원발 KTX 16량과 평택~오송 구간 120량 등 고속열차 136량(동력분산식 EMU-320)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배정 예산(정부와 철도공사 각각 50%)은 7,623억원(1량당 55억4,000만원)이고 인천·수원발 KTX 차량 16량(8량 1편성씩 2편성) 납품기한은 2026년 11월 30일이다.

이러한 차량 납기는 인천발 KTX의 정상적인 개통이 빨라야 2027년에나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8년 2월 인천발 KTX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2024년 말 개통 일정을 밝혔으나 크게 지연되는 데는 차량 확보 문제가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허 의원의 지적이다.

철도공사가 지난해 8월, 9월, 11월 3차례에 걸쳐 인천·수원발 KTX 차량 입찰을 실시했으나 사실상 고속철도 차량 생산·납품을 독점하고 있는 현대로템이 차량 단가가 낮고 수량이 적다는 이유로 응찰하지 않아 고의 유찰시킴으로써 개통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것이다.

인천·수원발 KTX 차량 입찰 경과(자료제공=허종식 의원실)
인천·수원발 KTX 차량 입찰 경과(자료제공=허종식 의원실)

1~2차 입찰에서 51억4,000만원이었던 량당 차량 단가는 3차 입찰에서 54억9,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으나 현대로템은 70억7,000만원을 고집하며 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다음달 실시할 입찰에서는 차량 단가가 55억4,000만원으로 추가 인상됐고 수량도 136량으로 대폭 늘어 현대로템이 응찰할 것인지 주목된다.

허 의원은 무응찰로 인한 유찰과 납기 지연 등 현대로템의 고속철도 차량 독점에 따른 폐해는 비일비재해 국가의 철도계획을 수차례 무력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0년 서해선과 동해선에 투입할 고속차량 30량 입찰에도 3차례나 참여하지 않아 유찰시킨 뒤 지난해 12월 량당 단가는 31억1,000만원에서 46억2,000만원, 수량은 30량에서 84량으로 늘려 수주했다.

고속철도 차량 납기를 지키지 못한 경우도 지난 2006~2016년 계약한 7건 중 5건으로 이 중 4건에 대해서는 1,794억원의 지체상금이 부과됐고 1건은 납품 후 지체상금을 산정한다.

현대로템이 향후 지체상금을 낼 1건은 지난 2016년 계약한 고속열차 차량(동력분산식 EMU-320) 16량으로 당초 납기가 지난해 3월인데 33개월 지체된 내년 12월에나 납품될 예정이라는 것이 철도공사 측 설명이다.

허종식 의원은 “현대로템이 고속열차 차량의 입찰을 고의로 유찰시키고 단가와 수량을 늘려 수의계약으로 수주하는 행태가 10년 넘게 반복되면서 지속적으로 국가철도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정부가 독점사업자에게 끌려갈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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