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한국시리즈 상대 누가 좋을까?
상태바
SSG 랜더스, 한국시리즈 상대 누가 좋을까?
  • 최림 객원기자
  • 승인 2022.10.17 09:1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맞대결 성적으로 알아본 상대 별 한국시리즈 전망
‘껄끄러운’ LG, ‘비교적 만만한’ 키움, ‘박빙’의 KT

 

선발과 불펜 등 강력한 투수진을 자랑하는 LG트윈스는 상대전적에서도 SSG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사진은 오지환의 끝내기로 KT를 4위로 밀어낸 시즌 최종전 경기(사진=LG트윈스 홈페이지)
선발과 불펜 등 강력한 투수진을 자랑하는 LG트윈스는 상대전적에서도 SSG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사진은 오지환의 끝내기로 KT를 4위로 밀어낸 시즌 최종전 경기(사진=LG트윈스 홈페이지)

"니들은 내일만 보고 살지.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 난 오늘만 산다."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뱉은 유명한 대사다.

가을이다.

원빈의 대사처럼 그렇게 오늘만 사는 팀이 이기는 때가 됐다. 긴 호흡으로 ‘내일까지 보는 팀이 승자가 되는 페넌트레이스는 끝났다. 가을 야구는 때론 냉정하게, 때론 독하게, ‘피도 눈물도 없이경기를 운영해야 다음 단계로 올라가거나 우승할 수 있다.

지난해 딱 1승이 부족해 가을 야구 들러리에 머물렀던 SSG랜더스로서는 올 시즌이 특별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의 대업을 달성한 프로야구 사상 첫 팀이 됐기 때문이다. 이제 목표는 통합우승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해야 진정한 와이어 투 와이어라 할 수 있다.

통합 우승을 위해서는 '내일이 없는, 오늘만 사는' 가을 야구의 승자가 돼야 한다.

한국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에서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은 흡사 계단오르기와 닮았다. 5위와 4위의 승자가 3위와 붙고(준플레이오프), 거기서 이긴 팀이 2위와 만나고(플레이오프), 또 거기서 3번 먼저 이겨야 비로소 한국시리즈에 오른다. 아래 계단에서 만난 두 팀 중 이긴 팀이 계단 위로 올라가서 더 높은 계단에 있는 팀과 맞붙는다. 아래 계단에서 올라 온 팀과 2위인 LG의 승자가 제일 높은 계단에 올라가 있는 SSG를 만나서 우승을 다투는 구조다.

한 팀, 한 팀 계단에서 밀려나는 팀을 맨 위에서 지켜보며 마지막에 올라 올 한팀을 예상하는 1위 팀 팬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제 랜더스 팬은 그 특권을 누릴 때다.

5KIA는 한 판 만에 미끄러졌다. 속된 말로 제대로 가을야구 냄새도 못 맡았다. 4위 어드밴티지가 있던 KT에게 속절없이 졌다.

이제 SSG랜더스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세 팀만 남았다. 오늘은 누가 SSG랜더스의 한국시리즈 상대가 되는 게 좋을지, 바꿔말해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는 게 SSG 입장에서 더 이상적일지를 알아보려 한다. 그 근거는 시즌 맞대결 성적을 바탕으로 했다. 물론 긴 호흡으로 내일을 사는운영이 필요한 페넌트레이스의 팀 간 성적을 내일이 없는포스트 시즌 예상 지표로 삼는 건 무리일 수도 있다. 혹자는 페넌트레이스에서의 상대 전적은 의미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승패 기록, 그에 따른 맞대결에서의 자신감 또는 패배 의식으로 표현되는 기세마저 감출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SSG로서는 KT가 제일 무섭다. 올 시즌 상대한 9개 팀 중 유일하게 승패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게다가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챔피언으로 단기전 능력을 검증 받은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옛말에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는 데 지난해 고기 먹은 경험이 있다. 한국시리즈를 겪어 본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점이다. 처음 한국시리즈에 나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는 선수가 있는 것만 봐도 시리즈 경험의 이점을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의 끝내기 패배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떨어진 건 SSG로서는 다행이다. 한 경기 체력 소모의 정도가 정규 시즌 10경기와 맞먹는다는 포스트 시즌을 한 경기 더하는 것도 힘들지만 정규시즌 종료 뒤 제대로 쉬지 못한 건 계단을 오르는데큰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 3위가 된 키움을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정규 시즌 맞대결 성적처럼만 된다면 바랄 게 없다. 115패로 압도적이었다. 심지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는다면 향후 10년은 최고 투수로 군림할 만한 퍼포먼스를 올 시즌 보여준 안우진도 SSG를 만나서는 불운했다.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 두 부문 1, 다승 2(15)를 기록했지만 SSG에게는 5경기에 나서 13패를 기록했다.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따낸 안우진에게 3패는 올 시즌 한 팀에게 가장 많이 진 기록. 팀에서 두 번째 강한 선발투수인 요키시도 SSG와의 3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만을 안았고, 평균자책점도 자신의 시즌 기록인 2.57에 비해 4.15로 아주 좋지 못하다. 다만 가을에 펄펄 나는 송성문을 비롯한 김혜성, 김휘집, 신준우, 임지열 등 비교적 젊은 타선이 기가 살면이정후와 시너지를 일으켜 폭발력이 어마어마 할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미 그 면모를 드러냈다.

 

상대전적에서는 가장 만만한 키움이지만
SSG로서는 상대 전적에서 가장 만만한 상대가 키움이지만 팀 특유의 기세를 타면 더 무서울 수도 있다. 특히 젊은 타선의 힘을 경계해야 한다. 사진은 지난 16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방망이의 힘으로 KT를 이긴 뒤 세리모니 하는 선수들(사진=키움 홈페이지).

2위로 두 번째 높은 계단에 자리한 LG는 사실 상대 전적뿐만 아니라, 느낌으로도 껄끄러운 상대. 올 시즌 유난히 외국인 투수에게 약했던 SSG에게 켈리와 플럿코가 있는 LG는 편치 않다. 다승왕 켈리(16)SSG 상대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1.86이다. 15승의 플럿코는 1.89. 두 선수가 나오면 9회까지 2점을 뽑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타선에서는 오지환이 눈에 밟힌다. 상대 타율(0.222)은 높지 않은데 이상하리만치 SSG만 만나면 결정적인 홈런을 쳐낸다. SSG 상대 홈런 무려 6. 타점 16. 두 부문 모두 상대팀별 개인 최고 성적이다. 925()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김민성에게 연장 10회 만루홈런을 맞고 뒤집힌 기억은 찜찜함을 더한다. SSG 마운드에서는 모리만도, 타선에서는 최정이 LG 상대 그나마 믿을 맨이다. 모리만도는 LG2경기에서 13이닝 동안 자책점 제로다. 당연히 평균자책점 0.00. 타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최정도 LG 투수들에게 5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그리고 단 1승 차이지만 LG에 시즌 전적에서 앞선다. 만날 때마다 스토리가 있어도 결국 더 많이 이긴 건 SSG였다는 얘기다.

 

시즌 최종전에서 4위로 밀려난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까? 2022 포스트 시즌 첫 판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을 격려하는 이강철감독을 비롯한 KT코치진(사진=KT 홈페이지).
시즌 최종전에서 4위로 밀려난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까? 2022 포스트 시즌 첫 판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을 격려하는 이강철감독을 비롯한 KT코치진(사진=KT 홈페이지).

그러나 팬들은 이런 상대 전적에 따른 대결 상대를 선호하기보다 누가 올라오든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을 좋아할지도 모른다. 상대가 가능한 한 체력을 많이 소모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오길 기대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체력을 비축하고 정상적인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는 것이 1위 팀의 특권이고 그 특권 때문에라도 기를 쓰고 정규시즌 1위를 원하기 때문이다.

한순간의 흐름과 묘한 분위기로도 승부가 갈리고, 이른바 미친선수가 나와야 이긴다는 단기전 승부. 공은 둥글기에 어떤 결말이 있을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다음 주면 SSG와 싸울 후보는 두 팀으로 줄어든다. 누가 원빈이 말한 것처럼 그날 그날 오늘만 살며 올라올지 궁금하다.

CG=KBO제공
 순위표 맨 위에 자리한 1위 SSG 랜더스는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11월1일까지 통합 우승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여진다(CG=KBO).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황장호 2022-10-17 12:49:48
키움이 올라오면 좋겠지만 엘지나 kt와 할 것 같네요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