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라도 차이 인정하고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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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라도 차이 인정하고 소통하라
  • 윤세민
  • 승인 2022.11.2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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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교수의 자기계발 칼럼 - ‘소통과 대화’]
(12) 부부 관계에 대한 이해

 

바람직한 부부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바람직한 부부 관계 유지를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부(夫婦)란 하늘이 내려준 인연으로 맺어진다고 한다. 피를 나눈 혈연이 아님에도 운명적으로 만나 결혼에 이르러 남편과 아내로 자리매김한다.

가족 관계 중에서 가장 친밀한 애정의 관계가 부부 관계이다. 지난 회의 형제자매 관계에 이어서 이번 회에서는 가족 관계 중에서 마지막으로 부부 관계를 다루기로 한다.

 

부부 관계의 의미와 기능

사랑하는 두 남녀는 정혼을 거쳐 부부관계를 맺는 결혼에 도달한다. 결혼은 두 남녀의 합의를 전제로 해서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계약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야 하며, 동시에 법적인 승인을 얻어야 한다.

부부 관계는 이러한 결혼이라는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관계이다. 이 부부 관계는 생리적·심리적·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며, 행복한 가정생활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

이렇게 결합된 부부에게서 자녀가 출생하면, 그 자녀에 대한 양육의 책임과 권리가 있게 되는데, 이것을 실행함으로써 비로소 결혼한 일반 가정이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사회적 승인이 없는 남녀의 동거 생활이나 결혼 전 출산은 사회적 비난을 받을 수 있고, 사회에서 정식 부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결혼 의식을 통하여 가족 및 친지, 이웃에게 부부가 된다는 선서와 공고를 요구한다. 또 법적인 승인으로서 결혼 신고나 결혼 증서를 갖출 것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결혼 의식과 부부 관계에는 전통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세 가지 기능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 성적 통제의 기능이다. 즉, 결혼은 부부의 사랑과 신의를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결혼한 남녀는 다른 이성과의 성적 교제나 교섭이 불가능하다. 이는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위한 것이다.

둘째, 종족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 기능이다. 남녀가 결혼하여 자녀를 낳고, 그 자녀가 성장한 후 다시 자녀를 낳아 끊임없이 가계(家系)를 보존케 하는 것이다. 즉, 개인의 영원한 분신을 남기기 위해서, 혹은 가족의 대를 잇기 위해서 사회의 구성원을 충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사회 통합을 확장하는 사회적 공인의 기능을 갖는다. 즉, 결혼이란 단지 남녀의 부부 관계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양쪽의 친척이 직접 관계되며, 이것이 확대되어 여러 지인과 이웃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부부 간이라도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게 마련

부부, 그리고 부부 관계. 하늘이 내려준 운명적 인연이라 하지만, 사실 30년 전후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랐던, 이전엔 생판 몰랐던, 전혀 혈연도 아닌 두 남녀가 결혼해 ‘부부’라는 이름 아래 가족이 된 것이다. 연애 시절의 애정이 잘 지속되기도 하겠지만, 결혼을 통한 가족의 구성은 각기 다른 환경과 생활양식으로 자라온 사람들에게 큰 도전이며 전혀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부부 간의 인지적 노력, 정서적 노력, 행동의 변화와 같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부부라는 새로운 관계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자신의 부모님을 통해 부부 간의 상호작용 방식과 가족의 역할에 대해 일정한 상을 형성하게 마련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도 우리 아버지(어머니)처럼 살 거야’, 혹은 ‘난 절대로 우리 부모님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와 같은 부부관계에 대한 나름의 틀을 형성하고 그 틀에 따라 살아가려 한다. 서로의 부부상이 비슷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각자의 방식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이는 상대방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오랜 시간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해 온 탓에 각자에게 익숙한 방식이 있는데, 부부 서로 간에 자기 자신이 변화하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렇듯 부부 간이라도 서로의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그 차이가 서로를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런 차이가, 또 그런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쌓이게 되면서, 곧 부부 관계에 오해와 갈등과 불신이 자라게 되는 것이다.

 

바람직한 부부 관계 유지를 위한 지침

흔히들 부부는 일심동체라 하지만 부부 관계는 서로가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른 점들을 조화시켜 개인으로서, 부부로서 발전해 나아가는 것이다. 일치와는 달리 조화는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내가 다른 사람의 생활방식을 존중하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상대방도 역시 그러한 지에 대해 파악하고 조화를 이루어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부부 사이에 싸움이 없을 수는 없다. 부부 관계의 유지는 사랑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다른 어떤 관계보다도 더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바람직한 부부 관계 유지를 위한 지침을 드린다.

첫째,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라. 부부 간이라도 서로의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그 차이로 서로를 힘들게 할 바에는, 순수하게 그런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인정하자. 그래야 서로가 편하다.

둘째,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라. 서로의 단점에 대해 불평하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상대의 장점을 찾고, 그 장점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를 가지며, 다른 사람 앞에서 상대 칭찬을 많이 하라. 그럴수록 자신에 대한 칭찬 역시 쌓일 것이다.

셋째, 소통과 대화를 많이 하라. 부부 간의 문제는 당연히 소통과 대화의 부족에서 나온다. 일부러라도 기회와 시간을 만들어 소통과 대화를 자주 하라. 지속적인 소통과 대화를 통해 부부로서 유대감을 형성하고 유지하라. 문제는 줄어들고 다시금 사랑이 싹틀 것이다.

넷째, 함께하는 취미나 활동을 만들라. 일상생활 중에 규칙적으로 취미나 활동을 같이 하라. 아무리 부부라도 신혼의 애정을 계속 견지하기란 어렵다. 오히려 취미나 활동을 함께하는 친구요 동호인이 되는 것이 건강한 부부 관계를 지속시키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역할 분담을 확실히 하라. 바람직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역할과 책임이 필요하다. 그것을 부부 사이에 어느 일방이 많이 짊어진다면, 필연적으로 갈등과 다툼이 따르게 마련이다. 서로가 좋아하고 잘하는 우선순위를 정해서 민주적으로 공평하게 그 역할과 책임을 나누라. 가정에 평화가 오고 활기가 생길 것이다.

여섯째,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배려하라.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애써 공감하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자. 싸움을 하더라도 절대 욕하거나 폄하하는 등 상처주지 않아야 한다. 스스로의 실수나 잘못에 대해서 솔직히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태도도 필요하다. 뭐니뭐니 해도 결국 내 남편이요 내 아내가 아닌가. 내 배우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배려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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