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묵으로 시원의 공룡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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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묵으로 시원의 공룡을 그리다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2.12.09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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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빈 개인전, ‘활(活)-공룡을 말하다’
도든아트하우스·참살이미술관 연이어

30년 공력의 화가는 원초적 시대의 공룡 모습을 어떻게 수묵으로 담아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이렇다 “한국화의 기본이 되는 ‘기운’과 ‘생동’을 화선지 위에 표현하는 것을 ‘활(活)’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인류 문명은 자연을 파괴하며 발전해왔죠. 역설적으로 시원의 풍경을 그려냄으로써 우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택한 소재가 공룡입니다.”

임원빈 작가가 열한 번째 개인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를 전한다. 타이틀도 그대로 ‘활(活)-공룡을 말하다’라고 붙였다.

작가는 “공룡이 현존해 있다”고 말한다. 얼핏 현실감 없는 이야기로 들리지만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다 있다.

“점차 심화되는 기후위기에 바이러스 창궐을 겪으면서 자연 회귀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룡이 살아있는 시원의 풍경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공룡을 다시 깨우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공룡을 자연의 일부이자 인간과 공존해야 할 ‘소중한’ 대상이라고 짚는다.

“사실 직접 공룡을 목격한 적은 없죠. 그래서 그동안 발자취를 찾아가는 탐구여행을 했습니다.”

전시를 위해 1년의 절반은 자료 수집에 쏟는다. 동시에 어떻게 그려 나갈까 고민한다. 나머지 절반은 이를 기반으로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2022_활(活)-룡(龍) (선지,먹,안료)
2022_활(活)-룡(龍) (선지,먹,안료)
2022_활(活)-룡(龍) (선지,먹,안료)

작품에는 얼핏 공룡은 닮은 듯한 산 구릉이 보이기도 하고 나무와 새의 형상이 연상되기도 한다.

“사실적 표현보다는 사의(寫意)”적인 형상입니다. 나의 느낌에 따라서 함축적으로 공룡을 담았습니다.“

먹이 옅은 담묵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더한다. “먹은 표현하기에 엷은 담묵이 좀 더 어렵죠. 공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담묵을 사용했습니다.”

화선지 위에 먹의 농담과 활달한 선, 반복되는 리듬감이 가득하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이 50여점에 이른다. 작품 크기도 100호, 150호, 600호까지 큰 그림이 많다. “갤러리 한쪽 벽면을 한 작품이 차지하기도 합니다.”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 많아 욕심을 냈다. 전시를 2곳에서 연달아 연다.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이어 신년초 1월2일부터 16일까지 참살이미술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전시에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이 왔으면 합니다. 공룡에 대한 공감대를 함께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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