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잃은 아기 장수, 용마 타고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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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잃은 아기 장수, 용마 타고 날다
  • 김정아
  • 승인 2022.12.22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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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인천 설화]
(12) 영종도의 아기장수

 

12월의 기적.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2.
12월의 기적1.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2.

서해 앞바다 영종도에는 금실 좋은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 사이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하늘과 바다에 자식을 달라고 간절히 빌었고 날개달린 말이 뱃 속으로 들어오는 신비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내아이가 태어나게 되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무릎에 비늘이 달려 있고, 생김새 또한 비범했기에 부모는 큰일을 할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이름을 ‘아기장수’라 지었다.

우렁찬 울음소리가 돋보였던 아기장수는 금방 기고, 금방 말을 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기장수는 하루하루 자라는 것이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다. 하루는 아비와 어미가 바깥일을 마치고 집에 와 보니 아이가 없어져서 찾아보니, 아이는 나무 위에서 커다란 뱀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새를 괴롭히는 뱀을 쫓기 위해 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태연히 말했다. 부모는 아기장수의 용기가 기특했지만 사람들에게 눈에 띄어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였다.

아이가 잠들었을 때 아이의 몸을 살펴보니, 겨드랑이에 작은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아기장수는 신비로운 능력으로 섬사람들을 도와주고, 아비와 어미를 도와서 뱃일을 거들었다. 아기장수의 부모는 아기장수의 날개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샘과 괴롭힘을 받을까 걱정해 깃털을 모아 깃털 옷을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보지 않는 밤에만 날 수 있도록 한다.

아기장수네 살림은 점점 좋아졌지만 이를 시샘한 사또는 아기장수의 날개를 당장 잘라 버릴 것을 명한다. 부모는 아기장수의 목숨뿐만 아니라 섬사람들까지 위험에 처할 것을 걱정하여 결심을 하는데……. 결국 아기장수는 날개를 잃게 되었지만, 용마를 타고 날아가는 아기장수를 보면서 언젠가 큰일을 하는 인물로 돌아와 섬사람들을 도와줄 것이란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참고_ 한태희, [영종도 아기장수], 한림출판사)

 

12월의 기적2.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2
12월의 기적2.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2

따뜻하고 행복한 성탄절을 맞이하길 바라며,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는 영종도를 다녀왔다.

어렸을 적, 성탄절 산타할아버지의 깜짝 선물을 기대하며 눈 감고 잠든 날들이 떠오른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루돌프와 산타의 썰매를 그려보며 손꼽아 기다리던 12월 25일. 12월의 공기에는 어디선가 반짝이는 행복이 찾아올 것 같은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빨간 코의 외톨이였던 루돌프가 빛나는 존재가 되어 모두에게 사랑을 전해주었듯,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한 아기장수가 우리에게 희망이 되어 축복을 내려주지 않을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영종도 하늘 위에서 산타와 함께 날고 있을 아기장수를 상상 해 본다.

 

12월의 기적3._25.5x36.0cm_종이 위 채색_2022
12월의 기적3._25.5x36.0cm_종이 위 채색_2022

 

안개낀 성탄절날 산타 말하길

루돌프가 밝으니 썰매를 끌어주렴

그 후론 사슴들이 그를 매우 사랑했네

루돌프 사슴코는 길이 길이 기억되리

모두 행복한 12월이 되길, 메리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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