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건강’, ‘사랑’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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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건강’, ‘사랑’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 최원영
  • 승인 2022.12.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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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83화

누구나 행위를 결정할 때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상황을 판단한 후에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정을 합니다. 그러나 그 판단이 항상 옳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나이에 따라,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판단을 달리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웨이슈잉)에서 저자는 몇 가지 연구결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일’과 ‘건강’ 그리고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선택하라고 했다. 학생들은 평균 20살이었다. 64%가 ‘일’을, 25%는 ‘사랑’을 선택했고, ‘건강’을 선택한 학생은 소수였다.”

이 결과만을 놓고 보면 학생들의 주 관심사가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연령층이 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하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같은 질문을 45세 이상의 집단에서 했을 때는 70% 이상이 ‘건강’을 선택했다.”

자, 그러면 이런 의문이 여전히 생깁니다. 세 가지 중, 어느 것이 과연 가장 중요할까요? 이제 우리는 세 가지 모두가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것을 골라도 틀린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질문 자체가 어리석은 질문이었던 겁니다.

하버드대학교 연구에 의하면, 결정할 때 두 가지 요소만 갖추면 어느 것이든 정답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현재 자신의 필요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고, 둘째는 지금 자신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상황이라면 그 결정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정의 옳고 그름은 일괄적인 기준에 따라 갈리는 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해진다. 인생의 단계마다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전략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결정을 내릴 때는 환경적 변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40대 입장에서 20대의 결정을 평가한다면 그 결정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 반대의 경우도 같다. 그래서 심리학에서 바라볼 때 어떤 행동이든 시공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결정의 주체를 둘러싼 환경이나 그의 주관과 인식을 배제한 채로 결정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편견은 삶의 절반만을 보게 한다는 것, 그러니 시선을 확장해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아보았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렇게 더 넓은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볼 수만 있다면, 즉 ‘내’가 아닌 ‘너’의 입장에서 ‘너’의 판단과 결정을 헤아릴 수만 있다면 많은 갈등과 분열, 분노를 줄일 수 있고 나아가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선물까지 손에 쥘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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