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가구 모집에 2명 지원’...인천 분양시장 미분양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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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가구 모집에 2명 지원’...인천 분양시장 미분양 '공포'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12.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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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오션파크모아엘가그랑데’ 특공 물량 전부 미달
'힐스테이트인천시청역’ 253가구 모집에 85명 그쳐
100가구 미분양 ‘서희스타힐스더도화’ 분양 취소 검토
인천 영종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영종국제도시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치솟은 금리에 부동산 시장 거래 절벽이 깊어지면서 인천 청약 시장의 참담한 성적표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 곳곳에서 소수점 단위 경쟁률이 나오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행사가 분양을 취소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영종국제도시 A61블럭에 공급하는 ‘영종오션파크모아엘가그랑데’는 전날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318가구 모집에 2명이 청약하는 데 그쳤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8726㎡A, 84.8520㎡B, 89.8528㎡ 등 3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으며 89.8528㎡의 경우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혜림건설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계약자의 고금리 부담을 덜기 위해 60% 중도금대출에 3.5% 고정금리 후불제까지 청약 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대형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같은 날 특공을 진행한 남동구 간석동 ‘힐스테이트인천시청역’은 253가구 모집에 85명이 지원해 사실상 흥행몰이에 실패했다.

인천 남동구 간석동 '힐스테이트인천시청역' 투시도. 사진=현대건설
인천 남동구 간석동 '힐스테이트인천시청역' 투시도. 사진=현대건설

주택형별로 59.9700㎡A는 173가구에 61명, 59.8800㎡B는 59가구에 10명, 84.9300㎡는 21가구에 14명이 각각 신청했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위축된 청약 심리를 감안해 분양가를 다소 낮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가구 수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들 2개 단지는 이날부터 21일까지 특공 미달 물량을 포함에 1~2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순위 내 마감은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시행사가 분양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분양했던 미추홀구 도화동 '서희스타힐스더도화'는 분양 공급 계약을 전면 취소하고 계약금과 합의금을 수분양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희건설 계열사인 유성TNS가 시행을 맡고 서희건설이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144가구 모집에 44가구만 계약하는 데 그쳐 올 9월부터 선착순 분양을 진행해 왔다.

도화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수분양자에게 배상금을 물면서까지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서희스타힐스더도화' 투시도. 사진=서희건설

실제 인천 미분양 주택 물량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인천 미분양 주택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월별 400~500가구 수준을 유지했으나 8월 1,222가구, 9월 1,541가구, 10월 1,666가구 등으로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최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잇따라 해제돼 청약과 대출 조건이 대폭 완화됐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모습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12월 인천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42.4에 그쳤다.

이 지수는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이달 지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 등 정책효과로 전달(29.6) 대비 다소 반등했으나 과도한 하락세에 따른 반등 성격이 강하고 여전히 평균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게 주산연의 설명이다.

권지혜 주산연 연구원은 “앞으로 청약 당첨 후 미계약,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금 시장 경색과 고금리, 거래절벽 등으로 시장 침체가 가속화함에 따라 정부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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