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와 항아리로 표현한 ‘또다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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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항아리로 표현한 ‘또다른 나’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3.02.0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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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자 초대전 ‘느림과 축적’
'갤러리 밀레'에서 이달 28일까지
느림 22-1
느림 22-1

온통 붉고 푸른 화폭에 달항아리 형상이 드러나 있다. 또는 옥빛이 가득한 화면에 푸른 달팽이 모습이 보인다.

이춘자 화가가 줄곧 이끌어가고 있는 테마 ‘느림과 축적’에서 표현하는 작품 세계다. 이번에도 예의 주제를 내걸고 개인전을 열었다.

인천 십정동의 ‘갤러리 밀레’가 그를 초대했다. 이달 28일까지 작품을 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만큼이죠. 그럼에도 느리지만 목표하는 지점까지 천천히 가려고 합니다. 주제 ‘느림’은 바로 그런 나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미지로 달팽이를 차용했습니다.” 느림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낸다.

또 하나의 상징으로 쓰고 있는 달항아리는 ‘축적’을 함축한다. 무심하게 보이는 항아리는 살아온 세월의 축적을 담고 있다. 즉 내재된 나의 모습인 것이다. “느림은 켜켜이 기억을 축적하고 시간을 넘어 얼터 에고(alter ago:또다른 나)를 만듭니다. 즉 작업은 평면공간 위에서 시간의 흐름과 다양한 관계속 나의 모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mo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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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본질적 자아를 찾는 작업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원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 아크릴에 물작업을 더하고 다시 닦아내고 건조시키는 과정을 여덟차례 이상 되풀이한다.

“그 과정에서 남겨진 색의 여러 흔적들은 축적의 결과입니다. 자아의 혼란스러움에서부터 융합, 정화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느림과 축적’이라는 주제는 동일하게 가되, 매번 축적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이어간다고 말한다. 물론 차용하는 이미지도 달라진다.

“그림은 다분히 추상적입니다. 달팽이나 항아리 모습이 드러나기도, 아니기도 합니다. 그 바탕에는 색에 대한 변주가 깔려있죠. 특별한 컬러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큰 작품 위주로 선보이고 있다. “여기까지는 저의 작품에 대한 주석이었습니다만, 굳이 설명을 떠올리지 말고 본인의 느낌대로 작품을 따라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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