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등지의 해안 침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옹진군 굴업·덕적도 해역의 모래 채취를 허가하는 행정절차가 진행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해역 한쪽에서는 바다 모래를 퍼내고, 이 결과 해안 침식이 계속되는 인근의 해수욕장에서는 모래가 유실되어 인공적으로 양빈(養濱)하는 촌극이 인천앞바다에서 십수년째 벌어지고 있다며 개탄했다.
인천녹색연합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30년 넘게 인천 앞바다에서 모래를 퍼 올렸으나 해저지형·수산자원 변화 등 조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허가 절차를 중단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해양환경 변화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바닷모래를 퍼내는 사이 세계적 자연유산인 해양보호구역 풀등 면적은 계속 줄어들고 해안침식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했다.
인천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8일 굴업·덕적도 해역을 골재채취 예정지로 지정하는 '일반해역이용협의서'에 동의했다.
인천시가 제출한 협의서에는 굴업도 북방 5km 해상 총 19.18㎢ 면적에서 5년간 총 바닷모래 2천900만㎥를 채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천해수청은 동의 의견과 함께 해양환경 조사와 어업인 이해관계자 협의 등 조건을 제시했다.
앞서 인천시는 2021년 10월 바닷모래 채취량을 3천500만㎥로 제출했으나 2차례 보완 과정을 거쳐 채취량이 줄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정부는 전체 골재 수급량 중 바다에서 채취하는 비중을 기존 '9% 이상'에서 '5% 이하'로 줄였으나 여전히 바닷모래 채취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실제 골재 채취 단계에서는 해양환경 변화와 어업인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바다는 돈벌이 대상이 아니다”라며 “인천해수청과 인천시가 제대로 된 검증없이 해사채취 허가절차를 진행한다면 해양환경보전, 수산자원증대라는 책무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