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함께 배우고 누리기 - 일상의 공동체 활동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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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함께 배우고 누리기 - 일상의 공동체 활동을 위하여
  • 정혜진
  • 승인 2023.02.28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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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48) 용현5동 마을공동체 '같이 빚다'
- 마을의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마을에서도 우리 삶의 패턴이 정해진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나누며 세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세상에 질문을 던지며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길을 찾아 나서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공동체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성미산 공동체는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공동체 활동을 하며 사업을 하고 그 이익을 다시 공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많은 곳에서 성미산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도입하고 싶어 했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익보다 공공의 무언가가 우선시 되어야 하는데 현대인들에게는 이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저런 이유로 마을에서 두레나 품앗이란 단어가 점점 사라져 가는 요즘, 마을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분들이 기꺼이 자신의 공간을 공유 공간으로 내어주며 공동체 운영을 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마을에서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개발, 진행하고 있는 '같이 빚다'도 그런 공동체 중 한 곳이다.

같이 빚다가 활동 중이 베이커리 카페 멜리오라에서 영어 무료교육을 진행 중이다.
'같이 빚다'가 활동 중이 베이커리 카페 멜리오라에서 영어 무료교육을 진행 중이다.

'같이 빚다'의 하미경 대표는 한국에서 공부를 하다 캐나다로 떠나 그곳의 사회복지를 접하게 되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캐나다와 한국의 사회복지에 차이점이 많음을 깨달았다.

하 대표는 '같이 빚다'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캐나다의 사회복지는 사회 모든 방면에 들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돈을 걷어 몇몇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에 그쳐 있어요. 다양한 면에서 차이점을 느끼고 있었는데, 우리 주민들의 일상적인 생각에 주목하게 됐어요. 함께 이야기하고 배우며 합리성과 다양성을 키워 합리적 사고와 깨어있는 시민이 많아져 선한 영향력이 확산해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했죠. 그러던 중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저희 활동가 분들을 만나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빚다'는 2018년 주민참여 예산에 함께 참여했던 주민들이 교육·문화 부분 예산을 기획 실행하며 마을에 자신들이 가진 재능과 경험을 공유하고 기부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시작했다. ‘함께 배우고 누리기라는 모토 아래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단체와 지역의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여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실천하고자 한다.

'같이 빚다'는 가치 있는 일을 같이 만들어 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동체에 관심이 많았던 하 대표가 기꺼이 자신이 운영하는 건물의 한 층을 공유공간으로 조성했다. 공동체 운영 시 가장 많은 고민되는 활동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무료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같이 빚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 무료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같이 빚다'

하 대표는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교육 프로그램에 만족하며 계속 공부하고 싶고, 다시 열정이 생기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낀다.

"작은 강사료에 기꺼이 시간을 내주시는 강사님들의 수고와 함께 앞으로 더욱 다양한 교육 문화 콘텐츠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좀 더 다양한 방식의 홍보와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도 개선하려고 노력하겠지만 구에서도 함께 고민해 주시고 많은 공동체가 지속해서 활동해 갈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전문 상담가가 찾아다니며 공동체의 어려움점도 듣고 조언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라고 현 공동체 사업과 한계를 이야기 하였다.

해외의 경우 인정체계가 우리보다 체계적으로 되어있다. 작지만 만족감을 느끼는 배지제도 부터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시상과 봉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의식까지 거기다 선진국에서는 공동체 활동이 누구나 해야 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종종 오해의 시선과 시기, 질투의 소문들로 활동가들이 상처 받고 떠나기도 한다.

캐나다 세네카칼리지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학생들과 다양한 공동체 및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해온 하 대표는 이같은 공동체 활동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때는 참여할 때 옷부터 시작해 다양한 것을 공무원들이 챙기는데, 한국에 들어와 보니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조자 잘 모르겠고, 개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었어요. 공무원들은 무심하다 할 정도이고, 연계가 되어있지 않아 자원봉사 활동을 진행하며 오해도 많이 받았습니다. 정보도 너무 없고, 행정끼리 단절된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 또한 함께 바꾸어 나가야 하는 숙제라 생각합니다.”

마을마다 다양한 공동체가 존재하고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모든 공동체가 자신들의 활동에만 집중되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을에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개인적 삶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배 시민들의 다양한 사회참여이 결과물이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행정에서 만들어준 세상이라 오인하며 살아가고 있다. 공동체의 다양한 활동에 동과 주민자치회, 구와 시가 더 신경 쓰고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마을마다 네트워킹 되고 서로 응원하며 성장 해 나가는 공동체 문화, 쉽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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