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 내 꿈 출발점이자 마중물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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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가 내 꿈 출발점이자 마중물 됐으면”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3.03.2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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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공작소를 가다 - 아트 & 숨]
(14) 윤아트갤러리 윤인철 대표

365일 여는 갤러리 넘어 문화복합공간 지향
레지던시 공간 ‘윤아트 스튜디오’ 오픈 예정
지난해 중구 개항장거리에서 갤러리 3곳이 문을 열었다. 동구 배다리거리는 문화·예술거리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공간이 확 늘었다. 이들 공간은 특유의 색깔들을 입히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in은 이곳들을 포함, 곳곳에서 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만나 공간 이야기를 듣는 기획을 시작한다. ‘예술 공작소를 가다-아트 & 숨’이라는 문패를 달고 매주 수요일마다 한편씩 이어간다.

 

갤러리를 여는데까지 이른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일에서 비롯됐다.

아내가 4년전 암 판정을 받았다.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충격이었다. 투병과 간병생활이 시작됐다. 입원하고 있던 병원에 유독 그림이 많이 걸린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의사는 “힐링 효과가 크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렇다면 아내에게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사 모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중구 개항장거리에 옹기종기 모인 갤러리 중 한곳인 ‘윤아트갤러리’ 윤인철 대표는 갤러리를 열게 된 이야기를 개인사에서 시작한다.

“그림에는 전혀 관심없이 살았습니다. 딱 그 순간부터 그림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영종에 집을 짓고 있었죠. 완공되면 집안을 갤러리처럼 꾸미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림을 사기 위해 갤러리를 찾아나섰다. 서울 인사동은 물론 전국을 다녔다. 그림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작품이 모이는 만큼 작가와의 친분도 늘어갔다.

여기까지였다. 3년 투병 끝에 아내가 생을 마감한 것이다. 상을 치르고 정신을 추스르고 보니 수백점의 작품이 남아있었다.

“그 작품으로 이 거리에 있는 ‘갤러리 벨라’에서 아내를 추모하는 소장전을 열었습니다. 아내에게 보여주려던 작품을 다른 많은 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문득 ‘힐링을 나누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 집사람이 나에게 준 선물이자 사명이다.”

 

개항장에서 공간을 찾아 갤러리를 열게 된다. 지난해 8월이다. 개관전으로 12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우리동네 공존’이라는 타이틀을 걸었다.

“좋은 작품을 많은 이에게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365일 휴관없는 갤러리, 24시간 언제든지 와서 그림을 볼수 있는 공간으로 가자고 생각했죠.”

이후 2주 단위로 초대전을 이어갔다. 그림을 모으면서 쌓인 작가와 작품에 대한 공부가 바탕이 됐다. 어느새 다섯달이 훌쩍 지나 한해가 저물고 있었다.

“뭔가 쫒기는 느낌이었어요. 열심히 달려오긴했는데 제대로 해내지는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습니다.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미 2023년 한 해 동안의 초대전 스케쥴도 다 잡은 상태였다. 작가 개개인 모두에게 연락해 짐심으로 양해를 구했다.

윤 대표가 구상한 운영방식은 이렇다. 우선 언제나 갤러리에서 작품을 구매할 있는 상업화랑 문화를 만들기 위해 ‘찾아오는 아트페어’를 여는 것이다.

“갤러리에서 수시로 아트페어를 개최합니다.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새해가 되자마자 15인의 작가들을 초대, 윤아트갤러리에서 그 이름 그대로 ‘찾아오는 아트페어’를 열었다.

다음으로는 초대전 일색을 넘어 기획전으로 가기로 했다. 예를 들어 4월에는 조현병 환자를 위한 기금마련 전시, 5월 가정의 달에는 교사와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사제전, 6월에는 아프리카 야생동물을 찍는 작가 사진전 등을 준비 중이다. “의미 있는 전시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또 하나 방식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상설전시 운영이다. “윤아트에 가면 언제든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본래의 출발점을 살리는 의미입니다. 소장 작품을 지속적으로 바꿔가며 걸려고 합니다.

윤 대표가 지향하는 지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하는 데 있다. 학생 체험학습 공간부터 시낭송회, 음악회, 독서토론회가 열리는 공간이다.

“그림이 걸려 있는 갤러리와 더불어 모든 사람이 쉽게 와서 즐기고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공유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욕심이 더 있다. 갤러리 공간을 힘 닿은 데까지 확장하는 것.

그 두 번째 장소로 서구 왕길동에서 작가 작업실을 겸한 ‘윤아트 스튜디오’를 다음달 1일 오픈할 예정이다. 본인 공장의 한켠을 레지던시 공간 겸 작은 갤러리로 꾸몄다.

“운영하고 있는 공장 두 동중 한 개동을 스튜디오로 꾸몄습니다. 지난 1월 윤아트갤러리 전업작가 1호로 선정한 유미정 작가가 작업도 하고 작품도 거는 공간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3호점도 생각해둔 곳이 있다. 살고 있는 영종 집에 일명 ‘하우스 갤러리’를 꾸민다는 생각이다. ‘힐링하우스 갤러리’라는 명칭도 정해뒀다는 이야기를 더한다. “내년쯤에는 한번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갤러리 운영 방향에 대해 소신을 담아 차근차근 풀어가는 윤 대표다.

“미술시장에 뛰어들었잖아요. 가능한 많은 공간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윤아트갤러리는 내가 가진 꿈의 출발점이자 마중물이었다는 얘기를 하는 날이 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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