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인어의 보은, 장봉도
인천 뭍에서 서쪽으로 약 21Km 떨어진 곳, 장봉도. 옹진군 북도면에 속하는 섬으로 해안선의 길이는 22.5㎞에 이른다.
고려 말 몽고병이 침입하자 사람들이 육지에서 피난을 오면서 장봉도의 역사는 시작됐다고 기록돼있다. 당시 사람들은 섬의 모양이 길고 봉우리가 많다고 해서 길 장(長)과 봉우리 봉(峰)을 붙여 ‘장봉도’라 이름을 지었다. 장봉도는 좌우가 길고, 중간 부분의 육지가 남서쪽으로 돌출한 부메랑 모양이다.
장봉도는 옛부터 어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삼대 어장의 하나로 손꼽던 곳이다. 장봉도 앞바다에 날가지라 불리는 유명한 어장이 있다. 물고기가 어찌나 많은지 물고기가 날아다닌다고 해서 날가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 어장에서 한 어부가 그물질을 하고 있는데 낯선 고기 한 마리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물고기의 허리 윗부분은 사람의 모양과 비슷했지만, 아랫부분은 물고기의 꼬리와 같았다. 어부는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했지만 금새 그 물고기가 인어임을 알아차렸다.
뱃사람들은 그 인어를 측은히 여기고 산책로 바다에 놓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인어를 놓아준 뒤부터 웬일인지 전보다 훨씬 크로 많은 고기가 잡혔다. 그저 자연이 주는대로 거두기만 하면 되는게 어부의 삶이라고 생각했던 어부는 갑자기 고기가 계속해서 잡히자 자기가 놓아준 인어가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매년 그 인어를 위해 용왕제를 지냈고, 그 자신도 모든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남을 도우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이후 이곳 날가지는 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참고 : 말문에서 시작하는 장봉도 이야기_웨스트비전)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약 40분 가량 배를 타고, 장봉선착장에 내리면 제일 먼저 반겨 주는 것은 인어 동상이다. 인어상 뒤로는 ‘작은 멀곳’이 보인다. 마을 앞에 있는 바위섬으로 남쪽으로 100m 가량의 모래뚝이 이루어져 옹암포방파제 구실을 하고 있으며, 바다 가운데에 위치해 가까워도 먼 곳과 같이 못간다는 뜻에서 멀 곳이라고 불리어진다고 한다. 장봉바다역부터 구름다리까지 길에는 주민들이 직접 쓴 시가 전시되어 있다.
장봉도는 수도권에서 가장 늦게 봄이 찾아오는 곳으로 행정안전부에서 ‘2023 찾아가고 싶은 봄 섬’ 5곳 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 인어가 살고 있는 동화같은 섬, 장봉도에서 꽃비를 맞으며 4월의 봄 날을 만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