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이 올해 첫 무대로 ‘전명출 평전’을 올린다.
주인공 전명출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생으로 그의 시대별 변모하는 삶이 현대사를 상징하고 있다. 극에서는 1979년 ‘10·26사건’, 1980년대 울산 현대를 배경으로 한 ‘아파트 건설 신화’, 1990년대 ‘3당 합당’과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주식 사기’와 ‘IMF사태’, 2009년 ‘4대강 개발’ 등이 전명출의 인생과 궤를 같이하며 등장한다.
백하룡 극작가의 작품을 박정석 극단 바람풀 대표가 연출로 가세했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전명출은 평범한 소시민이지만 대한민국 현대사와 맞닿아 있는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간다. 새마을 운동이 한참이던 1970년대에는 농촌의 영농후계자로, 건설 붐이 불던 80년대에는 울산 방어진의 기적을 일으킨 아파트 건설현장 노동자와 하청기업 사장이 된다. 또 90년대에는 땅투기와 주식 투자자로, 2000년대에는 4대강 사업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전문 사기꾼으로 살다가 결국 소 우사에서 떨어져 사고로 죽는다.
순수했던 시골 젊은이 전명출이 시대변화에 따라 점점 금수저로 변해가고 그 과정을 지켜보며 그를 살려보려던 아내 이순님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냈던 순수했던 시절의 정감과 감수성을 전해준다.
“그가 살아오면서 만났던 여러 인물을 합쳐 하나의 인물을 만들었습니다. 그 사내를 통해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이야기를 엮고 자신이 죽을 줄 빤히 알면서도 결코 놓을 수 없는 욕망의 매달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백 극작가가 각품 의도를 전한다.
“현대사의 어둡고 아픈 시절이 배경임에도 관객을 웃게 만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코비드-19로 다소 멀어진 관객과 연극과의 거리가 가까워졌으면 합니다” 연출가도 관객에게 초대말을 전한다.
백 극작가는 2004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하면서 대학로에서 주목, 대표작으로 ‘파행’, ‘고제’, ‘남산에서 길을 잃다’, ‘한중록’, ‘매혹’, ‘팔베개의 노래’ 등이 있다.
박 연출가는 혜화동1번지 4기동인. 고마나루 국제연극제 예술감독 등을 역임, 그동안 50여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2016년 ‘파국’으로 제 1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대회 대상, ‘최후만찬’으로 2020 서울연극인 대상을 수상했다.
중학생이상 관람할 수 있다. 전석 2만원.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3시. 문의 032-420-2790(인천시립극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