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의 두 얼굴... 다 이쁘다!
상태바
무의도의 두 얼굴... 다 이쁘다!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3.05.15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토에세이]
셋째 공주와 호랑이 설화가 있는 무의도
아름다운 자연 경광, 여행자의 마음을 홀린다
무의도의 아름다운 해안가. 눈이 시원하다.

영종도를 지나 무의도에 왔다. 영종대교, 무의대교 두 개 큰 다리가 놓여 차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에서 춤출 '()'와 옷 '()'자가 쓰이는 것으로 보아 춤과 관련이 있다.

무의도에는 셋째 공주와 호랑이와 얽힌 재미나는 설화가 전해진다.

옛날 하늘나라에 춤의 왕국이 있었다. 그곳은 즐거움과 기쁨이 넘쳐나는 나라였으며 해마다 여름이면 큰 잔치가 열렸다. 이 나라엔 다섯 공주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셋째 공주는 마음이 착하고 가장 예뻤다. 무엇보다도 춤을 잘 췄다고 한다.

하나개해수욕장의 백사장. 셋째 공주와 호랑이 설화의 조형물이 있다.

어느 날 시샘이 많은 넷째가 잠자고 있는 셋째 신발 속에다 가시를 집어넣었다. 그걸 모르는 셋째는 신나게 춤을 추다가 찔려 넘어지고 크게 다쳤다.

그 후, 셋째는 슬픔에 잠겨 외로이 지내다 아련한 진달래 꽃향기에 이끌려 땅으로 내려왔다. 공주는 여기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호랑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못된 짓을 하는 호랑이를 달래려고 사람들은 처녀를 제물로 바쳤다.

마침내 그날, 예쁜 옷을 입고 호랑이 가면을 한 공주는 마당바위에 올라가 춤을 추었다. 이 모습을 본 호랑이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제물 따위는 잊어버리고 말았다. 이날부터 마을에서는 호랑이 행패가 사라졌다. 더욱이 들녘에는 풍년이 들고 바다에선 고기가 많이 잡혔다.

마을 사람들은 공주의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감사축제를 열게 되었다. 이곳이 곧 축복의 땅 무의도이다. 이런 연유로 무의도는 '춤추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무의도에서는 해마다 여름이면 '셋째 공주와 호랑이 춤축제'가 열린다.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는 왕복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무의도에는 고운 모래밭의 하나개해수욕장이 유명하다. '하나개''큰 갯벌'이라는 뜻이다. 밀물 때는 잘 모르지만, 바닷물이 쑥 빠질 때는 엄청난 갯벌이 드러난다. 하나개해수욕장은 밀물은 물론 썰물 때에도 얼굴을 달리하며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펼친다. 그래 한여름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고 한다.

13() 오후. 아침은 서늘하였는데, 한낮은 반소매를 입을 정도로 일교차가 크다. 주말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여행객이 참 많다.

오전 11, 바닷물이 해변으로 쑤욱 밀려왔다. 무희들이 춤을 추듯 바닷물은 넘실댄다. 눈이 다 시원하다.

무의도를 여러 차례 다녀간 일행이 일러준다.

"백사장 길을 걷는 것도 좋고, 해안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무의도의 참모습을 볼 수 있어요. 사진에 담아 아름다운 추억 하나 남겨보세요!"

초입부터 절경이 펼쳐지는 해안탐방로.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푸른 바다와 어울려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왼쪽 산길로 접어들었다. 조금 내려가자 바닷가 데크길이 펼쳐진다. 밀물 때라 데크길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다. 산 아래 기암괴석 절벽과 오른쪽으로 파란 바다는 한 폭의 그림이다.

깎아지고 뜯어지고 잘라놓은 듯한 해안가 바위들! 자연이 빚은 위대한 예술품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억겁의 세월 동안 바닷물과 부딪치고 또 부딪쳐 만들어진 작품이다.

진흙 색깔의 바위가 인상적이다.

각가지 묘한 형상의 바위에 이름이 붙었다. 사자바위, 말불상, 불독바위 등 자연의 조각품들이 참 멋들어지다. 암벽이 죄다 진흙 색깔로 특이하다. 신록의 아름다운 산과 해안 절벽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데 어울려 마음마저 자연에 녹아드는 기분이다.

중간중간에 ET모양의 망원경이 있다. 바닷새들을 관찰하기 위한 장치인데, 물이 들어와 갈매기들도 잠잠하다.

중간 원형 데크에서 쉬면서 인증 사진을 찍으면 모두가 사진작가이다.

원형 데크로 만든 곳에서 잠시 쉬어가며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여기저기 풍광이 사진 속 작품이 된다. 구멍이 뚫린 발판 위를 걸을 때는 낭떠러지 바다가 훤히 보여 잠시 아찔한 기분도 느껴본다.

해안절벽에서 암벽 등반을 즐기는 전문산악인들.
모험을 즐기는 젊음과 건강이 부럽다.

한참을 걷다 보니 암벽에서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있다. 암벽 등반을 즐기는 모양이다. 깎아지른 절벽에 몸을 매달고 기어오르는 전문 산악인들의 건강한 젊음이 부럽다.

데크 끝까지 다다르자 굵은 자갈이 깔린 해변이 나타났다. 군데군데 돌탑을 쌓아놓았다. 아마도 각자 소원을 담았을 것 같다.

오후 늦은 시간, 다시 바다로 나왔다. 세상이 변한 것 같다. 오전에 봤던 바다와는 딴판이다. 썰물에 놀라울 정도로 드넓은 갯벌이 드러났다. 바다가 이렇게 사라질 수 있을까? 완전 두 얼굴의 모습이다. 또 모래밭의 물결 모양은 무슨 조화일까? 바닷물이 그린 흔적이 참 신기하다.

오후 늦게 썰물에 드넓게 드러난 갯벌. 오전 밀물 때와 또 다른 풍경이다.
물이 ?빠지면서 바닷물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모래밭. 
물이 빠지자 갯가 바위에서 조개류 등을 채취하는 여행객.

바닷가 갯벌로 나간 사람들이 많아졌다. 조개라도 캐려는 것일까? 바다를 몸으로 느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어느덧 해가 수평선으로 뉘엿뉘엿 저문다. 노을은 구름 속에서 희미하다. 아름다운 노을까지 바다와 함께 춤사위를 펼쳤으면 좋았을걸! 다음을 기약해 봐야겠다.

하나개 해수욕장의 구름에 가려진 저녁노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