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심각한 민주주의 위기"
상태바
"한국은 지금 심각한 민주주의 위기"
  • 이혜정
  • 승인 2011.09.07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얼아침대화 306회 … 윤여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 강연


윤여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

취재 : 이혜정 기자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건 가장 기본적인 임무이자 책무입니다. 국가는 일반적 특성으로 합법적 폭력을 독점하고, 국민에게 강제력을 행사(세금징수, 국방의 의무 등)하는 등 무서운 힘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강력한 힘을 지닌 국가인 만큼, 국가를 다스리는 대통령은 공공성을 인식하고 민주적 가치가 내면화해야 그 사회가 건강할 수 있습니다" -윤여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

7일 오전 인천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제306회 새얼아침대화에서 윤여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원장은 '2012년 어떤 국가 리더십을 선택할 것인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현 한국의 정치적 문제를 지적하고 올바른 국가 지도자들이 가져야 할 방향을 설명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윤여준 원장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의 심각한 변화 등 많은 과제들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 국가 지도자와 정치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때인데도, 한국은 심각한 국면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은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보는 것은 국가에 대한 국민의 지나친 불신, 공공성 파괴, 양극화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재오 특임장관실에서 2월과 4월 국가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국회 2.9%, 청와대 3.4%로 신뢰도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렇듯 국민이 이들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다는 건 국정 중심이 없는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국민 입장에서 바라볼 때, 천안함 사건 이후 정부 태도로 인해 국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더 하락했다고 예를 들었다.

"지난해 천안암 사건 이후 정부는 북한이 더이상 도발하지 못하도록 하고, 도발시 즉시 징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7개월 뒤에 또다시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NLL 때문에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이 일아날 수 있다고 예상했는데도 아무런 준비 없이 국민들에게 극도의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국가가 건강하게 돌아가려면 '너와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공동체'라는 연대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연대의식의 핵심가치는 공공성이라고 한다.

윤 원장은 "현 정부를 비판하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공공성에 대해 말하려고 하면 비판하게 된다"면서 "공공성에 서 가장 중요한 게 공직인사인데, 공직은 철저하게 공적기준에서 사람을 적시적소에 뽑아야 하지만 현 정부는 이러한 의식이 투철하지 못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양극화 현상으로 인한 국가 위기를 설명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 통계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 취임 3년 동안 대기업이 고용창출에 기여한 것은 겨우 7%도 안 되는 수준이며 , 투자율 역시 줄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은 이윤을 많이 내고 있는 반면 대부분 국민들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그는 지적한다.

윤 원장은 "특히 교육의 양극화가 심각한데, 최근 몇년간 30~40대 사람들과 만난 본 결과 사교육비로 인한 부담과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서 "옛날에는 내 자식들이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해 교육을 시키며 어려움을 감내했다면, 현 시대의 교육은 신분세습 통로로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모 경제능력이 그 아이의 미래소득을 결정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자신의 신분세습을 위해 교육을 하고 세력을 만들면, 결국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에 등장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한국의 운명을 크게 좌우할 것이기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윤 원장은 "대통령과 국회의원이라는 두 축은 국가가 무엇이고, 국가를 유지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대통력직이 무엇인가를 먼저 인지하고 민주적 가치를 내면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들도 동창, 친구, 친지 등 사적이념을 탈피하고, 공적이념 속에서 어떤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지에 고민하고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