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해독할 줄 아는 능력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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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해독할 줄 아는 능력은 무얼까?
  • 인천in
  • 승인 2023.05.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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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05화

 

 

지인 중에는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고, 후자는 똑같은 상황에서도 부정적으로 임하는 사람입니다. 누가 더 행복한 삶을 사는지는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비록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해도 그 상황을 되돌릴 수 없다면 오히려 그 상황을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유익하게 작용되게 하는 능력이 바로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살다 보면 예민한 이슈에 대해 반드시 답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쪽 손을 들어주는 순간 다른 쪽에서의 비난이 거세어져 난처해질 수가 있기 때문에 선택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긍정력 사전》(최규상)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기자가 유명정치인에게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에 대해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 친구 중 일부는 찬성하고, 일부는 반대한다. 나는 내 친구들 편이다.’”

멋진 비유입니다. 분명한 답을 주지 않아 불만을 가질 법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떤 답을 준다고 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습니다. 오히려 편만 갈리고 다툼만 거세질 뿐이겠지요. 물론 첨예하게 다투는 정책을 결정해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분명히 자신의 견해를 밝혀야겠지만요. 그래야 더 큰 혼란을 자초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그런 경우에도 반대하는 측이 이해할 만한 설명에 정성을 들여야겠지요.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먼저 긍정적인 태도가 있어야만 합니다.

긍정적인 태도를 갖춘 사람 중에는 단연 링컨 대통령이 손꼽힙니다.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정진홍)에서 저자는 링컨의 일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밥 돌 상원의원에 따르면, 링컨은 웃음으로써 눈물을 해독할 줄 아는 인물이다. 웃지 않으면 죽음뿐인 정치적 상황이란 게 있는데, 링컨은 그 상황을 슬기롭게 해결한 사람이다.

그는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암흑기에도 ‘나는 울면 안 되기 때문에 웃는다.’라고 말한다.

‘나는 웃지 않으면 죽는다. 내가 필요한 만큼 여러분에게도 필요하다.’

이 말은 1862년 9월 남북전쟁 와중에 노예해방 선언문 제안서를 주제로 열린 내각회의에서 한 말이다.”

노예해방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던 시절, 어느 쪽을 선택한다고 해도 절반의 만족에 그칠 그런 난감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링컨이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들까지도 웃자고 말하는 그를 떠올리면 비장함마저 듭니다. 재미있을 때 웃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태도이지만 도저히 웃을 수 없을 때 웃는 웃음은 탁월한 사람들만이 가진 위대함일지도 모릅니다. 웃음은 긴장을 완화 시키고,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링컨 대통령의 여유로움을 읽을 수 있는 예화 하나를 더 전해드릴게요.

“그의 유머와 위트는 라이벌과의 대결 구도에서 더욱 돋보인다. 정치적 라이벌인 스티븐 더글러스와 늘 부딪쳤는데, 1858년 두 사람은 노예제 폐지 여부를 놓고 일곱 차례나 논쟁을 벌였다. 더글러스는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는 링컨에게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고 비난했다. 이때 볼품없는 외모를 가진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저에게 또 다른 얼굴이 있다면 지금 이 얼굴을 하고 다니겠습니까?’

진정 여유로운 자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이 토론에서 더글러스는 링컨이 술집 종업원을 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한때 링컨이 바텐더였던 것을 고발한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더글러스의 말은 모두 사실입니다. 당시 더글러스는 제가 있던 술집의 최고 고객이었죠. 저는 카운터 안에 서서 카운터 밖에 있는 더글러스에게 위스키를 팔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차이점은 이렇습니다. 저는 카운터 안을 완전히 떠났지만, 그는 여전히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링컨의 여유와 품격이 느껴지지요? 정적으로부터 날라온 화살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했으니 말입니다. 차원 높은 유머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이고 재치입니다.

밥 돌 상원의원의 ‘웃음으로써 눈물을 해독할 줄 아는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물론 이 방송을 시청하고 계신 여러분과 저 역시도 그런 긍정적인 태도를 갖춘 사람이 되면 행복이 살며시 다가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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