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대화 절반 비속어와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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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대화 절반 비속어와 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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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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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샘ㆍ담순이ㆍ담탱(담임선생), 얼빵(얼굴이 못생김. 얼굴이 빵점), 열공(열심히 공부함)….

   10대 학생들의 비속어ㆍ욕설 사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에 대한 교육당국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  여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김모 교사는 최근 시험지를 채점하다 무척 '특이한' 답안을 마주했다.

   시험문항은 '토끼전'과 관련된 문제로 교사가 의도한 답은 "토끼가 꾀를 내 용왕을 속였다"였는데, 평소 국어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A학생이 적어놓은 답은 "용왕이 토끼에게 낚였다"였다.

   학생은 의미가 통하니까 정답으로 처리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고운 우리말'의 범위를 벗어난 문장이었기 때문에 김 교사는 안타까운 마음에도 결국 오답 처리했다고 한다.

   김 교사는 "평소 사용하는 말에서 뿐 아니라 수행평가 등 시험답지에서 인터넷 용어를 섞어 쓰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청소년 언어문화 실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전국 '사 512명을 상대로 '학생들의 비속어ㆍ욕설 사용 실태'를 설문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75.4%가 `학생들 대화의 절반이 욕설ㆍ비속어라는 우려'에 대해 "동감한다"라는 의견을 냈다.

   또 응답자 절반(51.8%)은 학생들 대화에 섞인 욕설ㆍ비속어 사용 비율을 20∼50%로 봤고, 50∼70%라는 응답률도 19.5%에 달했다.

   조사 대상 교사들 대부분인 92.4%는 과거와 비교해 요즘 학생들의 욕설ㆍ비속어 사용 빈도가 높아진 것으로 인식했고 '사용빈도가 낮아졌다'는 응답은 0.98%(5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을 심화시키는 주범으로 인터넷 등이 꼽혔다.

   응답자 중 88%는 '인터넷, 영화 등의 영향'을 지목했고 다음으로는 '가정의 자녀지도 소홀'(8.8%), '학교의 학생지도 소홀'(1.8%) 순이었다.

   학생들의 욕설ㆍ비속어 사용에 대한 교사들의 대응 방법은 '수업 중이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수시로 지도한다'(62.1%), '사례발견 시 지도한다'(36.3%) 등이었다.

   특히 학생들의 바른말 교육을 위한 교육 당국의 프로그램에 대해 응답자 88.7%는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국가 및 교육청 차원에서 더욱 효과적인 프로그램 및 지침서를 발간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기성세대라고 학창시절에 욕설ㆍ비속어를 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성인은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말을 많이 써 세대 간 대화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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