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나무 군락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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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나무 군락지를 아시나요?
  • 이창희
  • 승인 2011.09.2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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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서 자란다"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소사나무 군락지 <사진:벽파>

영흥도 소사나무는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 산 91번지 십리포해수용장에 있다. 국내 유일의 소사나무 군락지이다.소사나무는 서어나무 일종. 하지만 생김새가 조금 다르다. 서어나무는 10~15m 높이로 자라지만, 소사나무는 10m를 넘지 않게 자란다.

영흥도 소사나무는 3,000여평에 350그루가 집단으로 자란다. 모내기철 모를 심은 듯한 느낌을 줘 더욱 아름답다.

영흥도 소사나무는 평균 키는 8m 정도로, 이제 다 자란 나무인 것 같다. 서어나무보다 껍질이 까칠까칠하고 잎 크기가 작은 게 특징이다. 나무 모양이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뒤틀려 있어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을 한다.

소사나무는 분재로 많이 사용된다. 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지만, 해안가 방풍림으로 서해안 일대에 소단위로 많이 분포되어 있다. 강화도에도 마니산 자락에 있는 정수사 뒤에 소사나무 자생지가 있다.

세계적으로 사람이 조성한 소사나무 군락지로는  영흥도가 최고다.

영흥도에 소사나무 군락지가 조성된 것은 영흥도 해안가 바람을 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심은 것으로 보인다. 영흥도 토박이들 말에 의하면 150~ 200년 전 선조들이 바닷가 근처 밭과 논을 보호하기 위해 방풍림으로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름다운 소사나무 군락지 <사진: 벽파>

1960년도경 십리포해수욕장이 유원지로 개발되고 난 후, 숲은 몸살을 앓았다고 한다. 

행락객들은 영흥도 소사나무 군락지 가치를 모르고, 숲 그늘 나무 밑에서 버너와 가스렌지를 작동시켜 고기를 구워먹었으며, 나무를 기둥 삼아 텐트와 천막을 쳤음은 물론 간혹 나무가지를 베어내 불소시개로 사용했을 정도였다.

현재 영흥도 소사나무 군락지 숲은 맨땅이 드러날 정도로 훼손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인천시에서 영흥도 소사나무 군락지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만큼 보존가치가 높다고 보고, 1997년 천연보호림(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2002년경 비로소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로, 사람 키 정도 보호철책을 설치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소사나무 군락지가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된 사실도  인천시민은 물론 영흥도 사람들조차 잘 알지 못하고 있으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조상이 물려준 소사나무 군락지를  잘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다.

인천시와 학계에서는 이런 사실을 좀더 연구해야 한다. "영흥도 소사나무 군락지가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뛰어나다"고 인정되면, 세계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시켜 아름다운 한국의 자연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

또한 영흥도 소사나무 군락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보존을 논의할 수 있도록 세계만방에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옹진군에서는 영흥도에 더 많은 소사나무를 심어 "소사나무를 보려면 한국의 영흥도를 방문해봐라"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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