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시대 흐름 속에서 가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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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시대 흐름 속에서 가치를 만든다"
  • 배영수
  • 승인 2011.09.23 1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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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장진 미술가

장진 미술가

인천in-인천문화재단 공동기획 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
 
'살기 좋은 도시 인천' '살고 싶은 도시 인천'으로 나가기 위해선 문화·예술적 창조도시를 지향점으로, 창조적인 문화·예술 행위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인천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성 혹은 대중성을 내건 활동들이 펼쳐져 왔다. 예술의 가치를 확산시킴으로써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높인다는 진정성으로 살아온 이들이다.
 
<인천in>과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내 문화·예술인들에게 다가가 집중 인터뷰를 통해 열정이 담긴 창작물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를 걸고 기획연재 '2011 인천문화·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시작한다. 매주 화요일마다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하는 이 코너에서는 인천문화재단의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6개 단체를 비롯해 2011년 하반기에 활동하는 문화·예술가(혹은 단체)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번에는 현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로 오는 10월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장진 미술가를 소개한다.
 
취재 : 배영수 기자
 
경인방송 사옥 내에 위치한 '장진 작가' 2층 작업실에서 만난 그는 무척 바빠 보였다. 오는 10월 초부터 연속으로 전시회 일정이 있어 "지난 추석 연휴에도 작품 준비를 해야 했다"라고 말하는 그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러나 길지 않은 시간 대화에서는 그가 '진득한 작가'라는 게 그대로 나타났다. 미술을 공부하고 방황하는 동안 철학을 공부한 후 다시 미술계로 돌아와 지금은 대구대학교 전임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장 작가의 '산전수전'은 작품 세계에도 묻어 있었다.
 
인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온 그의 작품 다수에는 인천 모습이 담겨 있다. 그가 인천아트플랫폼 1기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하면서 중구 일대 옛날 집 모습을 담았다고 하는 '달빛 프리즘'은 대표적인 작품. 서울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후 현대 미술을 접목하는 작업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장 작가 그림에는 그래서 여백과 비움의 미가 강하다. 미술평론가 정상희씨는 그의 작품을 두고 "시끄럽게 떠들면서 시선을 끄는 것도 아니고, 자극적이지 않은 요소로 자극적인 주변을 흡수하는 마력을 가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대학을 마치고 경제적으로 예술적으로 한계에 부딪혔었어요. 사실 돈보다도 내가 만든 작품을 선보이고 소통할 수 있는 루트가 없다는 데 무척 답답함을 느끼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서는 동양철학을 전공했는데, 그때 오히려 제 예술에 대한 생각이 더 견고해졌어요. 특별한 경험이었죠. 그렇게 미술작업과 철학을 병행하다 보니 새로운 세계도 보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작품자로서 또한 교육자로서 제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도 됐고요."
 

장진 작가의 대표작 '달빛 프리즘'
(이미지 파일에 가시광선이 유입돼 본디 그림의 색상이 변형된 점 양해바랍니다.)
 
2002년 첫 개인전 이후 10번 정도 개인전과 수십 번의 단체전 등을 통해 이미 미술계에서는 꽤 이름을 알리고 있는 장 작가의 작품 세계는 그림에 조형적 예술미학을 도입하는 다소 특별한 점을 갖고 있다. 중구 개항장 일대를 묘사한 '달빛 프리즘'은 그 배경이 달이지만 흔히 달빛이 비추는 밤이면 검정색 계열로 하늘을 채색하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르다. 하얀 캔버스 위를 그냥 놔두고 그믐달에 낙관을 새긴 후 전공인 동양화 기법으로 건물을 검정 톤으로 표현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누구나 이 작품을 보고 한낮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자 "그것이 조형적인 재미임과 동시에 공존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하루 낮과 밤, 중구에서 남아 있는 건물과 없어진 건물 등을 묘사해 그림 하나에서 그 지역 역사와 흔적까지 아로새기자는 의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가 하면 동양화와 서양화 기법이 섞여 있는 작품 세계 특징을 들며 "그림에도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그들에게서 질타는 혹시 없느냐"고 묻자 그는 "그러한 융합 작업이 현대 작가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다. 장 작가는 "예술은 시대적 흐름이 존재하고 그 속에서 생성되는 가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풍요로워질 필요가 있고, 이러한 작업이 새로움과 재미를 함께 갖고 있어 작가들에게도 활력소를 주는 요소"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립'이라는 것은 내가 살아가면서 세우기 때문에 과거 흐름과 새로운 흐름을 잘 꿰뚫어 이를 조화시키는 작업은 예술문화에서 정말 중요하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천에서 자라고 오랫동안 활동해 온 장 작가에게 "인천이 아직 문화적으로는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활동하기에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인천은 외려 더 열린 곳이다"라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서울과 인접한 특성 때문에 불리한 점도 있지만, 그 때문에 좋은 조건도 아주 많고 인천문화재단 등에서 작가들에게 적당히 배려도 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시민들은 잘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으나, 인천이 작가들에게 최근 각광받고 있는 도시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점을 지혜롭게 이용해야 인천이 더욱 좋은 문화예술도시로 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얼마 전 이승미 아트플랫폼 관장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시립미술관 건립이나 송도의 문화시설 등에 대한 대화가 우연히 나왔죠. 그때 공감했던 일이 전반적인 문화의식을 함께 올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아직 문화생활에 대한 시민들 체감온도가 낮은 상황에서, 몸집만 불리는 일은 정답이 아니라는 거죠. 다행히 인천은 타 지역에 비해 수평적인 자세를 갖고 있어요, 그래서 모든 작가들이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는데, 그래서 더 좋다는 작가들이 참 많고 지금도 그러한 작품자들이 인천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저도 그러한 흐름 속에서 인천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특징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장진 작가가 가졌던 주요 개인전 팜플렛들.

장 작가는 오는 10월 4일 서울에 소재한 '밝은세상안과'에서 자선기금 조성을 위한 전시 프로젝트 일정을 갖고, 다음날인 10월 5일부터 2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6층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 개인전에서는 지금까지 작품은 물론 새로 준비 중인 신작도 몇 편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이 개인전에 대해 "시대 흐름 속에서 고민과 번뇌를 계속 반복해야 작가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천에서 여는 만큼, 인천에 대한 애정도 작품 세계에 듬뿍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문화가 발전하는 건 좋은 작가와 좋은 관람자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라며 자신의 개인전을 비롯한 지역 작가 작품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단순한 지역 작가를 넘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 의미로 이번 개인전을 준비 중입니다. 오셔서 같이 얘기도 하고, 시선도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해요. 저도 이를 통해 어떤 '계기점'을 마련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 장진 작가 SNS 계정 : 페이스북 - jinjang, 트위터 - oart7

작업실에서 품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장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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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jung 2011-09-23 09:25:35
장진선생님의 논조는 아주 공감이 기는 이야기들입니다 우리에게 시민과의 소통의 기회는 여러가지의미에서 아주 중요하고 의미있는 그리고 많을수록 좋은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시민이 또는 관람객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닥아갈수 있고 관심을 끌수 이쑈도록 닫힌 문을 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현상에서 전시의 회수는 넘치게 많으나 시민의 시선을 끌거나 가슴을 여는 방법은 아직입니다 함께 모색하고 서로가 공감할수 있는 소통의 장 또한 많은 기회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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