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력 6강 진출 문턱에서 포항에 '0대1'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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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자력 6강 진출 문턱에서 포항에 '0대1' 패배
  • 김동환
  • 승인 2011.09.19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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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5라운드 리뷰

▲ 인천은 포항을 불러들여 가진 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UTD기자단 남궁경상)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가 포항 스틸러스(이하 포항)와 가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5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전반 6분, 인천은 포항의 모따에 PK골을 허용하며 시작부터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1위’ 전북을 바짝 뒤쫓는 포항에게는 순조로운 출발이었던 반면에 ‘6강 플레이오프’ 자력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인천에게는 짐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었다. 홈경기이긴 해도 약간의 운도 따르길 바라는 상위권 팀과의 경기인터라 이른 실점으로 전술운영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홈관중의 응원을 업고 한 발이라도 더 뛰려는 선수들의 노력은 빛났지만 경기 결과는 ‘0-1’패배였다. 이른 시간의 실점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인천의 허정무 감독은 경기 총평을 통해 “초반 PK 실점으로 결과적으로는 졌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알미르 “내가 돌아왔다”… 인천 데뷔전 상대는 옛 소속 포항

인천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알미르는 우리에게 꽤 익숙하다. 알미르는 울산(2007-2009)과 포항(2010)에서 활약한 브라질 선수다. 그는 브라질인 특유의 개인기와 유연성을 바탕으로 울산과 포항에서 4년 동안 뛰며 ‘25득점-14도움’을 기록했다. 당연히 인천으로서는 알미르의 합류가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그러나 생각만큼 알미르의 인천 합류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이적 동의서’에 관련된 문제로 선수등록 마감기한이 지났지만 정식 선수로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2군 경기에서 뛸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15일자로 연맹 이사회의 서면결의를 거쳐 최종 등록 되었고, 이제야 ‘제대로’ 뛸 수 있게 됐다.

비록 ‘블루맨’으로서 뛸 수 있던 몇 경기를 놓쳤지만 이미 검증된 외국인 선수라는 점, ‘블루맨 데뷔전’이 옛 소속팀인 포항이라는 점에서 그의 출전은 많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날 오른쪽 위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알미르는 김한섭과 조금씩 호흡을 맞추며 포항의 수비를 뚫기 위해 뛰었다. 초반부터 압박을 시도하며 동료의 패스와 개인기를 통한 드리블로 포항의 측면을 계속해서 찔렀다.

알미르는 슈팅보다는 크로스와 패스를 통해 동료와 ‘합’을 맞추는 쪽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시작은 오른쪽이었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미드필더 진영에 위치한 ‘이윤표, 정혁, 바이야, 카파제’등과 계속해서 위치를 바꾸며 인천의 공격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그동안 2군 경기에서 이를 갈았던 것일까.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자신의 ‘한’을 풀려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어느 순간에는 ‘미드필더의 꼭짓점’에서 또 어느 순간에는 측면의 ‘날개’로서 뛰었다. 후반전에는 동료의 스로인을 이어받아 자신이 직접 왼발로 강하게 슈팅을 하며 골문을 노렸지만 ‘블루맨 데뷔골’의 기회는 다음경기로 미루게 됐다.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미르의 움직임이 정혁과 조금씩 겹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둘이 겹치다 보니 자연스레 빈공간이 생겼고, 갈 길을 찾지 못한 패스는 측면으로 돌고 돌 수밖에 없었던 점이 못내 아쉽다.

◆ ‘공에 자석이라도 있나’… 공은 포항의 골키퍼에게 ‘척,척’

포항전에서 인천이 기록한 슈팅은 ‘12개’였다. 이 중, 유효슈팅은 ‘6개’, 즉 6개의 슈팅이 골문으로 향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포항의 슈팅은 ‘4개’였고 유효슈팅은 ‘2개’였다. 인천이 슈팅수에서 포항에 결코 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인천이 기록한 ‘6개’의 유효슈팅의 대부분은 김다솔의 정면으로 향했다. ‘2개’의 유효슈팅 중에 ‘1개’를 골로 연결시킨 포항의 공격에 비교하면 다소 영양가가 떨어진 슈팅이었다.

전반 8분, 포항진영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정혁이 올렸지만 공은 김다솔의 품에 안겼다. 39분, 오른쪽에서 정혁이 올린 코너킥 역시 골대 정면으로 향했다.

필드 플레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반 41분, 포항 진영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정혁이 올렸지만 수비에 맞아 뒤로 흘러나왔다. 이를 따낸 이재권이 정혁에게 다시 공을 연결했고, 정혁이 알미르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후 이어받은 공을 낮고 빠르게 슈팅했지만 김다솔의 정면으로 향했다.

이 날 인천이 얻어낸 몇 차례의 결정적인 득점기회도 공이 김다솔의 정면으로 향하면서 무산됐다. 후반 12분, 왼쪽에서 정혁이 올린 코너킥이 수비수를 지나 배효성으로 향했고, 이를 배효성이 낮은 자세에서 이마에 제대로 맞춰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에게 날아가 안겼다. 30분 뒤에는 알미르가 카파제로부터 공을 받아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뚫고 페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전진해 강하게 슈팅을 때렸지만 공은 ‘야속하게’ 김다솔의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 포항의 공격을 막을 최선의 방법… ‘전방압박’

두 팀 간 주도권싸움은 매우 치열했다. 인천이 공을 올리면 포항의 수비가 즉각적으로 경합해 공을 뺏어 역습으로 전환했고, 포항이 공격을 하면 인천은 수비를 위해 순식간에 사방을 에워쌌다.

최명용 주심도 경기가 진행되면서 휘슬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의 몸싸움은 더욱 격해지고 경기 템포는 빨라졌다. ‘제3자’에게는 눈을 뗄 수 없는 경기였지만 당사자들이나 양 팀의 팬들은 손에 땀이 흥건해질 수밖에 없었다.

김한섭과 바이야는 모따를 압박하는데 모든 힘을 집중했다. 포항의 외국인 선수 3인방의 스피드가 워낙 빠르다보니 하프라인에서부터 아예 공격을 펼치지 못하게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건너편에서는 전준형과 정인환, 바이야가 아사모아를 막는데 집중했다. 순간속도를 이용한 턴이 빠른 아사모아를 막는 방법 역시 전방압박이었다.

따라서 전준형은 오른쪽의 김한섭에 비해 공격가담 빈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기 내내 인천진영에서 머물러 있어야 했는데, 만약 전준형까지 공격에 나설 경우 빈 공간을 노출하기 쉬웠기 때문이다.

포항이 스피드를 이용해 인천공략에 나섰다면 인천은 짧은 패스를 이용해 포항의 수비를 뚫는데 집중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이윤표가 바이야와 중앙에서 포항을 압박한 후 따낸 공을 측면으로 돌려 공격권을 가져온 다음 차분하게 짧은 패스로 ‘측면-중앙’을 번갈아가며 포항을 두드렸다.

비록 슈팅수에서 밀렸지만 포항은 인천의 틈을 파고드는 공격을 펼쳤다. 포항의 빠른 공격 앞에 인천 수비는 진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후반 6분에는 배효성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침투하던 슈바를 막다가 페널티킥을 허용할 뻔했다.

◆ 공격을 하긴 하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포항을 상대로 인천은 매섭게 공격을 퍼부었다. 다만, 점을 찍는 그 순간만이 없었을 뿐이다.

후반전 중반까지 인천은 왼쪽보다 오른쪽 자원을 이용해 공격을 펼쳤다. 전반 15분, 알미르를 떠난 공은 ‘김한섭-카파제’를 거쳐 바이야에게 연결되었고, 이를 이어받은 바이야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한교원이 이를 놓치지 않고 헤딩슛을 날렸으나 아쉽게 공은 골라인 아웃되고 말았다.

인천 공격의 70% 이상은 오른쪽에서 시작되었다. ‘카파제-한교원’콤비가 중앙과 오른쪽에서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며 ‘바이야-한교원’으로 이어지는 송곳패스가 간혹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인천의 고정된 공격 패턴은 서서히 포항의 눈에 띄기 시작했고, 오프사이드 트랩을 이용한 포항의 수비진에 인천의 창끝은 조금씩 무뎌졌다.

전반 39분, 인천에 결정적 기회가 주어졌다. 바이야의 패스를 받은 이재권이 카파제에게 공을 연결했고, 다시 카파제가 알미르에게 공을 넘겨줬다. 공을 받은 알미르가 개인기 돌파 후, 김한섭에게 패스했고 이를 김한섭이 크로스로 연결했다. 어느새 골문 앞으로 이동한 이재권이 손쉽게 공을 잡았고, 한번 접은 후 골키퍼가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왼발로 ‘툭’ 찍어 찼다. 공은 정확히 김다솔의 오른쪽을 지나 골대로 향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를 강타한 후 튕겨 나왔고, 관중들의 ‘아!’ 하는 안타까운 탄식만이 경기장을 채웠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포항을 몰아친 인천은 경기 종료 직전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후반 추가 시간, 측면에서 박준태가 골대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정인환이 점프해 헤딩슛을 했다. 그러나 공은 수비를 맞고 다시 흘러나왔고, 착지자세에서 있던 정인환은 수비를 등지고 이를 오버헤드킥으로 재차 연결시켰다. 하지만 공은 골대 옆을 살짝 빗나가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래저래 인천의 마지막 ‘한 땀’이 아쉬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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