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국 관광산업 '교두보'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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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국 관광산업 '교두보'로 만들자
  • 민경석
  • 승인 2011.09.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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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민경석 / 인천관광공사 상임이사

노을이 아름다운 용유도 을왕리해수욕장
인천은 단군왕검이 강화  마니산 참성단에서 개국을 선포한 이래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었다. 백제가 수도를 공주로 옮길 때까지 100여년간 교역의 중심지였고, 고려때에는 고려문화권의 중심지라고 할 정도로 문물교류가 활발했다. 19세기엔 서구 열강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강화도조약을 맺는 등 외세에 의한 조선 침략 창구가 될 만큼 인천은 해외와 연결되는 매우 중요한 통로였다. 또한 우리나라는 1883년 개항을 시작으로 인천을 통해 근대 서구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개항장을 중심으로 신식 건물인 관공서들이 세워지고, 각국 영사관을 비롯해 은행, 상사, 상점 등이 들어서면서 인천은 외국인들로 붐비는 활력의 도시였다.

이렇듯 인천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관문이자, 세계로 향하는 나들목으로 인천만의 독특한 에너지와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런 인천만의 새로운 문화와 활력은 바다와 항만이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고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미래가능성과 경쟁력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게 되었다.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자 155개 섬 등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 유구한 역사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인천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서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도시 브랜드 강화와 차별화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도시브랜드 강화에 대한 해답은 마이스(MICE) 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이스 산업의 경우 국가수지 개선에 대한 기여도가 높고 국가와 도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마이스 참가자들이 일반 관광객들보다 약 2배가 많은 1인당 2천488달러를 소비한다는 통계조사는 국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마이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례로 올해 3월 28일 서울시는 '2011년 마이스 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하여 국제회의 지원금을 최대 2억원, 2일 이상 30명 이상 외국인 참가 기업회의는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하고, 서울대표 전시회를 지정하여 1억원까지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수립했다. 또한 정부도 2009년 1월 마이스 산업을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어갈 17개 신성장 동력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2018년까지 마이스산업 비중을 현재 GDP의 0.17%에서 0.4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비행시간 3.5시간 내에 인구 100만 도시가 51개 있고 공항과 항만을 갖추고 있는 나들목으로 국내 그 어느 도시보다도 매력적인 마이스 목적지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도시마케팅 핵심전략인 마이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식 전환과 제도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마이스 산업 중심지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이 필요하다.  

다음은 관광도시 인천으로서 차별화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이란 story(이야기)와 telling(말하기)의 합성어로 본디 문학에서 나온 용어인데, 사건과 그 사건에 얽힌 인물이나 배경 등을 글로 이것저것 설명해 주는 마케팅 기법 중 하나다.

유럽에는 '3대 거짓말 관광지'가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개 동상, 독일 로렐라이언덕,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동상이 그것이다. 실제로 가보면 '거짓말 관광지'로 불릴 만큼 보잘것 없지만 매년 수천만명이 즐겨찾는 명소로 된 이유는 바로 스토리텔링의 위력 때문이다.

소비자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상품을 선택한다. 소비자는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산다. 소비자 눈에 호소하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동시에 공략하여 소비자 감성에 호소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이다.

인천에는 유럽의 3대 '거짓말 관광지'에 못지않은 수많은 관광자원 이야깃거리가 있다. 강화도령 철종의 사랑이야기가 있는 강화섬, 유배를 온 원나라 순제이야기 등이 있는 대청도, 임경업 장군의 연평도, 은혜를 갚은 인어아가씨 전설이 있는 장봉도, 비극적 사랑을 한 남매바위가 있는 덕적도, 선녀와 인간의 진한 러브스토리가 있는 백령도,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활개치던 월미도, 개항 역사가 담겨 있는 개항장 등이 있다. 또한 언제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팔미도, 자유공원, 대불호텔, 협률사, 자장면 등 수많은 소재들이 있다.

인천은 40억 아시아인들의 축제인 2014년 아시안게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마이스 산업을 통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관광객 눈높이와 감성에 맞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인천을 '이야기가 있는 도시', '가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지나가는 관문도시를 뛰어넘어 한국 관광산업 교두보로 도약하는 인천을 꿈꾸어 본다.


송림이 우거진 덕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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