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 시대에 인천이 갈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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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페어' 시대에 인천이 갈 길은?
  • 최병국
  • 승인 2011.09.24 22: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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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최병국 / 인천미술협회 회장


요즈음 '아트페어'(ART FAIR)라고 하면  알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잠시 설명을 하자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그림전시행사로 직접 시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트페어는 비엔날레전시나 미술관전시 같이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전시가 아니다. 상업화랑 같이 구입하려는 이의 경제수준에 맞는 적절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예술작품 수준보다는 구입하는 이의 입맛에 맞는 작품과 다양한 이벤트와 판매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성공적인 행사를 할 수 있다 .

우리나라 첫 아트페어는 상업화랑들이 판매전략으로 한 장소에  여러 화랑의 전속작가 작품을 판매하는 국제아트페어로부터 시작되었다. 넓은 공간에 다양한 작가들의 부스공간을 만들어 한꺼번에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페어는 신선한 전시형태로 매스컴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 일반인들도 많이 관람하게 되고, 국제아트페어는 세계 각국 작가가 참여해 그 규모나 작품판매 액수도 엄청나지만,  입장권 판매만으로도 행사가 유지된다. 이러한 성공으로 우리나라에 아트페어라는 백화점식 전시(짧은 시간에 여러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고  구입도 하는)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인천아트페어는 상업화랑 하나 없고 미술시장이 거의 없는 인천 풍토에 작가들을 위해 공개적인 미술품 유통구조를 만들기 위한 고육책으로 시의 지원을 받아  인천미술협회가  2005년 처음 시작하였다. 판매망과  전용 고객을 갖고 있는 상업화랑 하나 없는 인천에서 작가가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래도 인천엔 좋은 작가들이 살아가고 있다. 

초기 인천아트페어 예산은 전시장 대여비 지원에 그쳐 작가들이 자신의 홍보 도록을 만들어 홍보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점차 예산이 늘어 현재는 칸막이비용이며 도록제작과 홍보비용이 지원되고 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인천아트페어는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일을 진행하며 매번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규모나 운영방식의 변화 없이는 또 다른 발전을 해나갈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인천시는 고만고만한 행사로 여러개를 지원할 게 아니라  통 크게 하나를 지원하여 인천아트페어를 인천시와 함께 큰 행사로 풀어나가는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  
 
만일 인천아트페어를 이름난 유명작가 작품, 세계적인 작가 작품으로 행사를 하면  성공적인 행사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TV뉴스를 보며 세상 돌아가는 걸 알고 있지만  막상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엔  관심이 없을 때가 많다. 내 주변 일보다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을 먼저 알고, 서울보다 뉴욕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빨리  알게 된다. 그러니 우린 서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고,  TV에서는 인천의 소소한  문화행사는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모른다. 그러니 대대적으로 광고비용을 늘려 TV광고를 하지 않는 한  성공하기란 이미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사실 미술전시는 현대의 범람하는 이미지 홍수 속에  특별한 관심거리를 만들지 않는 이상  주목받을 만한 행사가 이미 아니다. 디지털 TV로  집안이 영화관 같은 요즘 시대 그림의 역할은 감상의 가치를 상실한 지 오래다. 옛날처럼 이미지를 얻기 어려운 시대에나 조그만 초상화나 그림 한 장도 소중히 간직할 추억거리고 자손 대대로 물려줄 유물이지, 요즘 같이 사진을 찍어도 수백장 찍어 마음에 드는 것 몇 장만 현상하고 나머진 컴퓨터 안에  저장하는 작금에 그림 가치는 이미지보다 가진 이들의 소유 욕망을 해결하고 금전으로 환원할 수 있는 '화폐 대용 수단'이다. 그렇다고 그림이 경제적 여유가 생길때 구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 그림 감상부터 시작하여 작품소장은 그림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더 필요하다 .무조건 작품이 좋다고 구입하는 이는 없다. 작가를 알거나 작가와의 사회적 관계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주변인들에게 묻고 그림 놓일  장소를 고려하고 나름대로 많은 생각 끝에 결정한다.

하지만 한 번 소장하는 기회가 되면 그 작가에 대한 정보며 그림 가치며 미술사에 대한 공부 등 여러 가지 관심과 애정이 생겨나 차츰 '콜렉터'로 되어 가는 게 일반적인 예이다.
 
매력 있는 그림 한 장이 주변에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는 즐기는 이들만이 아는 축복이다. 인천사랑을 봉사와 헌신으로만 할 게 아니라, 자신과 작가를 위해서도 그림을 한 작품씩 소장하여 가정에서부터 '문화 인천'의 분위기를 만들어감도 좋지 않을까 ?

인천에 미술시장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모두 개별적 관계로 구매가 이루어져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인천아트페어는 이러한 인천미술시장에 '바로미터'로 되며, 공적인 행사로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작가들에게는 작품유통 기회를 주어 인천미술 발전에 실제적으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인천아트페어를 좀더 키우고 한 단계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인천국제아트페어로 격상하여 국제적 작가도 초청하는 등 출품작가 폭을 넓히고, 인천국제아트페어조직위원회를 만들어 인천 각 분야를 망라한 분들과 폭 넓은 의견을 모아 주변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행사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인천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얘기거리를  제공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규모나 예산, 수준이 국제도시 인천에 맞게 육성되고 키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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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ljung 2011-09-23 08:48:07
참으로 우리미술인들의간절한소망을 잘 읽어주신 글입니다.이길에 들어서 반세기 가까이 수 없는 작품을 제작하고 몰두하고 세상을 밝고 명랑한 사회로 만들기를 위한 아름다운 작품제작에 노력했지만 -- 300여회의 작품전시가 참으로 무색하게 관람객들의 열열한 관심은 관심으로 끝나고 소유의 개념은 없는것 같습니다,적극적인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 고장의 그림을 사랑할수 있는 기회와 이해,홍보의 장을 열어주는 적극적인 행보가 간절히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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