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교육 이제 제대로 시키자!

[여성칼럼] 조연수 / 시인

2014-01-12     조연수
 
 
 
얼마 전 지인이 예비중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동아리체험을 다녀왔다. 인천OO청소년 수련관이라는 곳에서 인천시 지원을 받아 여는 행사였다. 여러 기관에서 동아리 부스를 만들어 각 분야의 활동들을 홍보하는 곳이었는데 마침 한 부스에서 성교육을 하고 있기에 참관을 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이 일일강사를 하며 콘돔을 나눠주고 콘돔 사용법을 가르쳐 주더라는 것이다.
평소 성교육에 관심이 많던 지인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해서 이런 교육을 시키면 어쩌느냐 했더니 “어머니 요즘 아이들을 몰라서 그러시네요.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에서도 콘돔 사용은 필수랍니다.” 하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교육을 받은 교사도 없이 콘돔을 나눠주는 것이 성교육이라니. 그 날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모두 콘돔을 하나씩 가지고 돌아갔을 것이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부모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고 부스를 나왔던 황당함과 이런 행사를 검증 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인천교육행정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지난 해 콘돔 광고가 텔레비전에 나와 논란이 되었다. 비록 특정 종교단체에서 콘돔광고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그 광고는 중단되었지만 다시 콘돔광고가 나오지 말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녀가 서로 교제를 하며 콘돔을 필수품으로 여기며 가방에 챙기는 모습, 장면 장면을 재미난 에피소드처럼 꾸며 마치 아름다운 이성 관계처럼 보여주고 있다.
이 광고를 접하는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자신들도 그런 관계를 꿈꾸고 콘돔사용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콘돔광고를 내는 회사는 미래의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즉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올바른 성개념을 심어주는 차원이 아님을 확실히 인식해야한다.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로서 존중받아야 할 ‘성’을 이용하는 상업적 광고에 분노가 일어난다.
 
청소년들은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의 쓰임을 판단하고 선택 할 권리가 있다. 부모와 교사, 사회기관들은 그들이 올바른 성개념을 가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성교제의 필수품이라고 말하며 콘돔 사용법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중한 몸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고 나눌 것인지, 몸과 마음은 누구의 결정에 의해 움직이는 것인지 등 스스로 판단 할 수 있는 가치 기준을 세워주는 일이 시급하다.
 
학교 현장에서는 수 백 명의 아이들을 강당에 앉혀놓고 형식적으로 시간을 때우는 의미 없는 성교육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 어떻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를 배우는 교육을 단시간에 해치운단 말인가? 학습에 쫒기는 학교현장이지만 성 가치관을 심는 것은 그 보다 더 중요한 교육임을 인식해야한다.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 주는 것은 작게는 개인의 행복한 삶을 배우게 될 것이고, 넓게는 성관련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 하는 일이 될 뿐 아니라 밝고 안전한 사회가 되는데 초석이 될 것이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성문제를 부정적으로 몰아가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건전하고 긍정적인 성가치관을 심어주었는지에 대해 돌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