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시에 복사된 그림, 실사출력물이 걸렸다

인천개항장 근대역사체험관 개관 특별전에...

2015-06-16     강영희 임시기자단




“인천in에 기사 쓰시죠?”
 

16일 오후 4시쯤, 흥분된 목소리로 제보를 하려고 한다며 연락이 왔다. 제보의 요지는 인천시 중구 한중문화원 옆에 인천개항장 근대역사체험관이 개관기념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 2013년 12월 한중문화회관서 전시되었던 그림이 원화도 아니고 복사-실사출력된 것이 원화인 양 액자에 유리까지 끼워져 전시되고 있다는 거였다.

 

인천예총 회장 김재열 작가의 <개항장 인천의 풍광>전이다. 중구청의 적지 않은 지원을 받아 전시된 작품이 겨우 실사출력-복사된 인쇄물이다. 디지털 아트도 아니고 수채화의 정체성을 벗어난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너무 화가 난다는 거였다.


 

“원화가 아니네요?”

“장소가 좁아서 축소된 복사물을 걸게 되었어요,”

 

중구청 담당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개항장 풍광을 보여주려는 취지였고, 작가는 많은 풍광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원화가 아닌 축소된 복사물을 걸기도 한다고 해서 추진하게 되었다고 했다. 적지 않은 비용(공개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제보자의 요청이 있었다.)을 들였는데 기껏 복사된 그림이 들어있는 액자는 좀 아니지 않은가 했더니 9월까지 공급되어야 하는 도록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 복사물의 도록? 기자의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작가란 무엇인가?

 

5미터가 넘는 원화를 포함 그림의 크기가 커서 축소 출력된 그림을 걸게 되었다는 전시의 실체. 이건 컴퓨터의 작품일까? 사진기의 작품일까? 작가의 작품일까? 수채화로 그려진 작품이 고작 복사판이 전시된 이 전시의 아이러니.

그저 개항장 인천의 풍광을 보는 것이면 수채화가 아니어도 되는 것 아닌가? 그것이 작가의 수채화인 이유는 무엇일까? 수채화를 복사 출력한 작가의 철학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인천 미술계의 수준이 이것인지, 새로운 예술 영역을 개척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원화가 있는 수채화가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실사출력해서 걸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심지어 개관전 첫 초대작가의 작품이 그렇다.

 

“정말, 그래도 되는 거예요?” 기자도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