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우각로문화마을' 해산

예술인들 무상입주 공간 재계약 어려워

2016-02-24     편집부

<도서관이 들어선 우각로 마을길>

인천시 남구 숭의 1·3동에 위치한 ‘우각로문화마을’이 설립한 지 4년만에 해산을 선언했다.
 
‘우각로문화마을’은 지난 2월 22일 우각로문화마을 ‘봉로방’(‘행복도서관’ 2층)에서 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 공용공간의 사용은 마을 주민들에게 환원키로 하는데 모두 찬성했다.
 
‘우각로문화마을’이 해산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예술인들이 그간 무상입주로 활동해오던 공간이 재계약을 하게 되면서 건물주들이 임대비용을 요구해 더 이상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처음 계약기간 2년은 입주 예술인들이 주민자치센터의 도움으로 무상입주해 왔었지만 지난 2014년부터는 임대료를 내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 우각로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은 건물을 아예 사들이거나 임대료를 지불하고 지내고 있다.
 
‘우각로문화마을’은 지난 2012년 1월 지역문화예술인들이 주축으로 창립 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오랜 재개발 지연으로 낙후되어 활력 잃은 마을을 변화로 이끌기위해 문화예술인들이 공동체 마을만들기에 나선 최초의 사례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인 ‘생활문화공동체’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3년간 1억 4천여 만 원의 지원금을 받아 마을축제와 어르신 및 어린이 프로그램, 스토리텔링, 장수사진 찍어주기, 마을 벽화그리기, 도서관 건립(리모델링) 등의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우각로문화마을’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행복창작소’(도예, 무대제작)를 운영해 일자리도 창출하고 마을사업에도 도움을 주려했으나, 경영난으로 지난 2015년 3월 해산했다.
 
지난 2004년, 우각로는 재개발 공고가 나면서 빈집이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 3분의 1 정도가 비어있다. 재개발 사업은 현재도 유예상태이다. 이로 인해 마을 관리가 소홀해져 노숙자, 청소년 비행 문제가 일어나는가 하면, 악취 등 위생문제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해왔었다.
 
이곳에 인천지역 예술인들은 지난 2011년 가을부터 여러 차례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마을을 돌아보았다. 2012년 1월에는 마을을 위해 무엇을 할지 논의하고, 2월 각계 예술인들이 빈집을 계약하여 개인 작업장으로 쓰면서 주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마을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마을공동체로의 의미를 되살려 보려는 노력이었다.
 
그러나 활동 초창기이던 2012년 2월 초 숭의동 109번지 우각로의 상징이던 전도관 건물에 대한 무상임대 계약(공용작업공간)이 3일 만에 취소되면서 차질이 생겼다. 전도관 소유자들간에 합의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로인해 당시 110여명에 이르던 회원들은 4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단체 '우각로문화마을'은 공식적으로 해산했으나, 아직도 예술인 7~8명은 우각로에 계속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도서관 2층에 위치한 ‘봉로방’은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숭의 1.3동의 ‘우각이(통두레)’ 활동의 거점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