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일한 가장들인데, 임금인상 200원 이라뇨”

한국도로공사 인천톨게이트 비정규직 18일, 20일 파업

2016-05-20     강영희 객원기자



 


5월 18일 새벽6시. 한국도로공사 인천영업소 앞에 40~50대 여성노동자 60여 명이 모였다. 난생 처음해 보는 파업에 긴장감도 흐른다. 평균 10년, 많게는 17년을 부평IC 톨게이트 요금소에서 일해 온 이들이 하루 일손을 놓았다.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고속도로 위에서 일하는 이들은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일상적인 자동차 소음과 매연에 노출된 결과다. 이런 환경보다 더 이들을 괴롭히는 건 고용불안과 저임금이다.

 



원래 요금소를 포함해 영업소 직원들은 모두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외주화하면서 용역업체 직원이 된 이들은 안정된 일자리와 임금, 복지 등 많은 것을 잃었다. 이 용역업체(아이로드)의 사장은 도로공사 퇴직자다. 전관예우 사장님은 7년 5개월 동안 도로공사와 용역계약을 맺어오면서 퇴직 후에도 여전히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

7년이 지나는 동안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성과급 300%와 식대, 교통비 등 현금으로 지급하던 것이 모두 기본급화 되었다. 그 어떤 수당도 없이 시급 7,400원만 남았다. 3교대 근무를 하는 이들의 월급은 150여 만원 정도다. 이 돈으로 가정을 책임지고, 하이패스에 밀려난 동료들 잡셰어링까지 하고 있다.
 
작년에 임금인상을 요구하자 회사는 60원을 말했다. 최저임금도 370원이 올랐던 그해 임금인상은 100원이었다. 올해 회사는 처음에 154원 인상을 말했다가 집회를 하자 200원으로 올리겠단다.





원복문 민주노총 인천일반노조 한국도로공사인천톨게이트지부장은 “난 99년에 도로공사에 입사해 17년째 일하는데, 임금은 계속 깎이고 파리 목숨이 되었다”며, “우리 조합원의 대다수는 가장이다.

비정규직으로 계약 때마다 잘릴까봐 잠도 못자는데 임금인상이라고 60원, 100원 말하는 걸 들으면 우리를 사람취급도 안하는 것 같아 이번엔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며 파업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시급 600원 인상과 고용안정 뿐”이라고 요구를 밝혔다. 5월 말로 도로공사와 현재 용역업체는 계약이 끝나고, 6월부터는 새로운 업체가 들어온다.

한국도로공사인천톨게이트지부는 지난 5월 12일 인천지노위 조정중지 이후 13~1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쳤다. 5월 16일부터는 교대시간인 오후1시에 중식집회를 열었고, 18일 하루파업, 20일에는 2시간 파업 후 오후 2시에 지부 현판식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