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연속 프리킥골' 정혁, '3G 연패' 인천 구할까?

[인천 유나이티드 리뷰]

2010-08-14     김재진



[쏘나타 K리그 2010 프리뷰]

정규리그 17라운드 인천 vs 성남

8월 14일 19시, 인천월드컵경기장


3연패를 기록 중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쏘나타 K리그 2010 17R에서 성남 일화를 상대한다.


월드컵 방학이후 후반기 들어 세 경기 연속 2대3의 아쉬운 패배를 이어가고 있는 인천은 수비 변화를 통해 연패 행진을 마감하겠다는 각오다.


최근 대구와 포항에 연패를 당하며 올 시즌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성남은 지난 대구전에서 부활 신호탄을 쏜 조동건과 꾸준히 제 활약을 다하고 있는 몰리나를 앞세워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3경기 연속 ‘2대3패’ 인천의 맹물수비에 어떤 변화를 줄까?


인천은 월드컵 방학이후 후반기 들어 3경기 연속 3실점을 기록하며 수비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인천의 최근 경기들의 실점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수원전 첫 실점처럼 다소 운이 없었던 안재준의 자책골도 있었지만 대부분 골키퍼를 포함한 수비수들의 집중력 저하로 어이없게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봉길 감독대행은 지난 수원전 이후 인터뷰에서 ‘수비 집중력 향상을 위해 수비 전술 변화도 고려하고 있다’며 기존 수비에 어떤 변화를 줄 것 이라고 밝힌바 있다.


김봉길 감독대행이 집중력이 흐트러진 인천 수비에 줄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일단 현재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는 포백 대신 좀더 수비적이고 단기간에 조직력을 보완할 수 있는 쓰리백으로 전환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인천은 지난 경남과 수원전에서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가담 후 늦은 수비전환으로 역습의 위기를 자처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가담과 오프사이드 트랩을 기본으로 하는 포백 수비는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상대 공격수들에게 너무나 쉽게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내주게 된다. 따라서 중앙수비수를 세 명으로 늘려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는 쓰리백으로의 변화를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다.


혹은 기존 포백전술은 그대로 두고 수비수나 골키퍼 중 한 두 명을 교체하여 수비수 전체에 자극을 주는 방법이 있다. 수비는 수비수들 간의 호흡이 중요한 만큼 시즌 중반에 많은 변화를 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기존 전술은 그대로 두고 최근 세 경기에서 많은 선방을 보여주고 있지만 경기 중 한 두 번씩 불안한 모습도 드러내고 있는 송유걸이나 무더운 날씨에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 보이는 임중용의 교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김봉길 감독대행이 수비에 어떤 변화를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는 예측 할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의 인천은 좋지 않은 흐름을 벗어나기 위해 변화와 자극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인천이 집중력 부족으로 계속 지금과 같은 너무 쉬운 실점을 이어간다면 자칫 지는 것이 습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천의 ‘다이아몬드 공격진’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은?


최근 인천은 베크리치를 영입하며 공격부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전반기에는 유병수와 브루노의 투톱에 좌우 측면에 강수일, 이준영, 코로만, 이세주 등이 상황에 따라 나서는 4-4-2 전술이 기본이었지만 베크리치가 영입된 후반기에는 유병수가 최전방에 위치하며 그 바로 아래 베크리치가 그리고 왼쪽에는 브루노 오른쪽에는 이준영과 사비치, 남준재 등이 나서는 다이어몬드 형태의 공격을 펼치고 있다.


후반기 인천 공격의 특징은 유병수와 베크리치를 주축으로 하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4명의 공격수들이 경기 중 다양한 위치 변화를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일단 현재까지 인천 공격의 이러한 변화는 큰 효과를 얻진 못하고 있다. 인천은 후반기 세 경기에서 꾸준히 모두 2골씩을 기록하긴 했지만 공격수들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어 내며 골을 기록하는 필드골이 적었다. 특히 최근 두 경기인 지난 경남과 수원전에서 인천이 얻은 4골은 코너킥 상황에서의 유병수의 골과 페널티킥 골, 정혁의 프리킥 두 골로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골이었다.


인천 공격이 아직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은 다이아몬드 공격 전술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베크리치가 아직 갖고 있는 개인기량에 비해 팀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점과 다른 포지션에 비해 불안한 오른쪽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베크리치의 경우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조금 더 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베크리치가 득점력과 패스능력을 고루 갖춘 전천후 미드필더인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그의 능력이 모두 발휘 될 것이다.


문제는 인천의 오른쪽 측면이다. 유병수와 베크리치 그리고 브루노는 꾸준히 중용되며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오른쪽 측면은 아직까지 실험의 연속이다. 김봉길 감독 대행은 오른쪽 측면에 이준영과 남준재, 최근 영입한 사비치를 고루 기용하며 나머지 선수들과 최적의 조화를 찾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준영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입한 사비치가 처음으로 선발출장한 수원전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준영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한 점이 경쟁우위에 있다.  


리그 득점왕 유병수의 연속 골 행진만큼이나 인천의 다이아몬드 공격전술의 마지막 퍼즐을 지켜보는 것도 후반기 인천을 바라보는 큰 즐거움 될 것이다.

성남 신태용 감독의 고민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체력저하’


전반기 인천에게 0대6 대패를 안긴 성남이기에 인천으로서는 이번 대결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천으로서 다행인 점은 현재의 성남이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좋을 때의 모습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단 장학영이 빠진 성남의 포백라인이 예전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여우같은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번번이 끊어내던 장학영의 공백은 성남 수비에 균열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 최근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 파브리시오의 공백역시 성남의 공격력 저하를 가져오고 있다. 몰리나, 라돈치치와 함께 삼각편대를 이루던 파브리시오의 공백은 선수 층이 두텁지 못한 성남의 고민이다. 최근 세 경기에서 골이 없는 라돈치치의 경기력 저하와 주축선수들의 체력저하 역시 성남의 최근 좋지 않은 흐름의 원인이다.  


신태용 감독으로서는 지난 대구, 포항전에 당한 2연패의 흐름을 깨기 위해 몰리나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몰리나는 명실상부 성남의 에이스다. 올 시즌 리그에서 5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몰리나는 특유의 날카로운 왼발로 상대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상대수비가 가까이 다가가면 유연한 개인기로 제치고 멀리 떨어지면 어느 거리에서든 강력한 왼발 슛을 쏜다.


인천으로서는 드리블과 슛, 패스에 모두 능한 몰리나에게 미리 공이 가지 않게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인천은 위험지역에서의 파울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몰리나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라돈치치, 조병국, 샤샤등 득점력을 갖춘 성남의 장신 선수들에게 연결될 경우 굉장한 파괴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오른발’ 정혁-‘왼발’ 몰리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간 대결


두 팀의 대결은 경기 중 프리킥이나 코너킥과 같이 공이 멈춰있을 때 팀 공격에 큰 힘을 불어넣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간의 대결로도 볼 수 있다.


인천의 정혁은 K리그에 새롭게 떠오르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다. 정혁은 지난 경남과 수원전에서 두 경기 연속 환상적인 프리킥골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경남전에서의 프리킥 골은 백전노장인 경남의 김병지 골키퍼를 상대로 얻은 결과물이어서 그 가치가 더하다. 


정혁은 또 지치지 않는 활동량과 넓은 시야도 갖춰 앞으로 인천과 K리그를 대표할 허리자원으로의 성장을 기대할만 하다. 단, 체격적인 우위가 있는 상대와의 싸움은 다소 버거워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점은 정혁이 꼭 해결해야 될 숙제다.


반면, 몰리나는 이미 K리그에 유명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다. K리그 팬이라면 지난 시즌 성남의 플레이오프 돌풍이 그의 정교한 왼발 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몰리나는 올 시즌 역시 지난 시즌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14경기에 출장하여 날카로운 킥으로 5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데드볼 스페셜리스트의 존재는 상대팀 수비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수비수로서는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파울이다. 그러나 상대팀에 이러한 정교한 프리킥을 찰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한다면 그 마저도 여의치 않게 된다. 또, 이렇게 경기가 멈춰있는 상태에서의 공격은 그 팀의 전력과 상관없이 이루어지게 되어 경기의 많은 변수를 제공한다.


한참 물이 오르고 있는 정혁의 오른발과 이미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몰리나의 왼발 중 어느 쪽이 더 정교할지 이번 주 토요일 인천 월드컵 경기장에서 확인해 보자. 

 

 

글= 김재진 UTD기자 (jaejin44@empal.com)
사진 = 남궁경상 UTD 기자(boriwol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