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도 마을 분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다

(18) 열흘밥상 프로젝트- 메뉴 표준화 작업

2016-09-29     류재형



마을 분들의 투박한 손으로 드디어 [가을 약선밥상]을 만들었습니다.
열흘밥상(제 철에 나는 음식재료를 가지고 섬에서 10일 동안 귀한 손님을 모시고 대접하는 약용밥상 차림 프로젝트)의 메뉴를 표준화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늘 음식을 조리하시던 마을 분들의 손으로 표준화작업을 위해 15분의 마을 분들이 모여 약선사 선생님과 약용식물박사님의 지도를 받아 오순도순, 그리고 약간은 재미있게 농담도 해가시면서 음식을 만드십니다.
아마도 마을에서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마을 분들이 해서 먹는 음식이 얼마나 입맛에 맞을 것인지 소박한 걱정도 합니다.

 
 

 
이 날은 인천에서 3분의 각기 다른 전문가를 모셔서 품평회를 겸해서 진행했습니다.
상차림이야 늘 먹는대로 차렸지만 정성을 무기로, 그리고 바로 채취한 신선한 재료로 만드니 맛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음식을 만들고 같이 마주앉아 음식을 나누니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미리 준비해 가지고 간 그릇에 정갈하게 담고 약간의 조명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10월1일에 개최되는 마을 분들의 자구리축제에 사진으로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음식은 똑 같지만 그릇과 디스플레이가 달라지니 우선 보기에도 좋고 놀라시는 눈치입니다.
 
























 
 
추석을 전후해서 잡히는 전어과의 속하는 자구리 생선의 무침과 튀김, 섬에서 키운 토종닭에 엄나무, 둥글레, 잔대, 삽주를 넣은 약선 윤조토종닭백숙, 해풍을 맞고 자란 자색감자전, 엄나무장아찌, 바지락국, 고사리무침, 도라지무침, 호박식혜, 등을 선보였습니다.
아직은 조금씩 정착화하는 단계이지만 이런 경험을 통해서 마을 주민 간에 소통과 단합이 이루어지고 [열흘밥상]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인 것입니다.
나아가 뭍에 사는 자식들이나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맛있게 대접할 생각을 하니 조금 들뜨시는 기분인 것 같고 즐거워 하십니다.
마을 분들의 이런 경험은 행사가 많지 않은 섬에서는 보기드문 일입니다.

 

 

약선사선생님의 저염식에 대한 지속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섬 분들은 아직도 좀 짜게 드시는 경향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약용식물박사님의 마을이 가지고 있는 자생식물의 보존가치와 무분별한 채취에 대한 마을의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과 마을에서 재배하는 약선식물에 관한 효능 등을 잘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우선 마을 분들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앞으로도 건강한 섬 생할로 행복하시기를 바랄 뿐이지요.
문갑도의 먹거리는 아직도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