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 인천시당, 사드 방중 논평전

여야 간 '매국행위'와 '국익 위한 의원외교' 둘러싸고 격렬한 공방

2017-01-05     김영빈 기자

                                


 송영길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의 ‘사드 방중’을 둘러싸고 여야 각 정당이 격렬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민주당과 새누리당 인천시당도 논평 전에 뛰어들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5일 논평에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 문제로 가장 크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지역은 인천일 것”이라며 “당장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빨간 불이 켜졌고 대중 및 대북 교류 거점도시로서의 위상은 위협받고 있으며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자는 꿈은 멀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시당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의 송영길, 신동근, 유동수, 박찬대 의원 등을 포함해 더민주 국회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해 사드 문제를 논의하고 한류금지 등의 보복조치 중단을 요청하는 것은 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시당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대중 및 대북 관계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하고 격동하는 한반도 외교 정세를 풀 힘을 상실한 가운데 국회의원이 팔을 걷고 나선 것은 다행”이라며 “사드 배치 결정에 거세게 항의하는 중국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일을 푸는 순서”라고 밝혔다.

 시당은 “새누리당 인천시당이 국회의원들의 당연한 노력에 색깔을 칠하고 야유할 정신이 아직 있다면 먼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이로 인한 정유섭 시당 위원장의 탈당에 대해 사과하고 명확한 입장을 시민들에게 밝히는 것이 여당으로서의 도리이고 그래야 지역 문제에 대한 발언자격이 있다”며 “제대로 된 여당과 머리 맞대고 인천 현안을 토론할 날을 기대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앞서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4일 논평을 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위원 7명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며 오늘 중국으로 출국했는데 지난해 8월에도 같은 명분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중국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는 한 명도 만나지 못하고 대학교수 등 민간인들로부터 사드배치 반대 협박성 멘트만 잔뜩 듣고 왔다”며 “뜬금없는 외유에 성과도 없이 돌아온 그들에게 같은 당 대표가 ‘여행 다녀오신 분들’이라고 할 정도였고 국민들로부터 ‘사대외교’, ‘대권을 향한 전략적 행보’라는 핀잔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시당은 “방문단 7명 중 인천지역 국회의원이 4명이나 되는데 해당 상임위 소속도 아니고 지역적 안배도 아닌 일명 ‘송영길 사단’이라고 불리는 분들의 대규모 외유이다 보니 나라이름 등에 업고 오매불망 대권을 향한 그들만의 잔치나 벌이는 것은 아니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비꼬았다.

 시당은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정략적 언행이 마치 대한민국과 인천의 의견인양 비쳐지지나 않을지, 중국에 이용만 당하는 꼴이 되지나 않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방중단은 국내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그동안 주중 한국대사의 면담 요청을 외면한 채 야당 의원들을 만나겠다고 나선 중국 정부의 속셈 등을 잘 분석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논평전을 펼치는 가운데 ‘사드 방중’을 둘러싼 중앙당 차원의 공방도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어처구니없는 굴욕외교로 매국적 행위”라고 성토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의원들이 나서 국익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무역 보복을 풀어달라는 식으로만 부탁했다는데, 이는 사대주의 논란을 넘어 국가안보 문제를 돈과 흥정한 굴욕외교”라고 비난했다.

 개혁보수신당 유승민 의원은 창당준비위 회의에서 “사드는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필요하고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이번 중국 방문은 매국행위”라며 “이러한 세력에게 국가안보를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우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도 만나고 중국 측 고위인사도 만나며 의원외교를 다각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야당이 가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주중대사가 할 일을 대신 하는 것은 잘 하는 것 아니냐”며 “외교는 정부, 의원, 민간라인 등 채널이 다양할수록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당사자인 송영길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박근혜, 황교안의 무능 외교로 무너져가는 한중 경제문화교류 복원을 위해 방중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매국 행위라니...”라며 “사드 3개 추가 설치 주장 유승민, 대선주자급이 아니라 어버이연합 수준, 단세포, 록히드 마틴 대변인이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사드 문제 논의를 위해 방중한 민주당 국회의원은 송영길(인천 계양을), 신동근(인천 서구을), 유동수(인천 계양갑), 박찬대(인천 연수갑), 유은혜(경기 고양병), 박정(경기 파주을), 정재호(경기 고양을) 등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