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쓰레기 섬, 한반도의 7배, 1억톤

(19) 플라스틱 바다

2017-01-15     김연식


바다 쓰레기에 대해 쓰려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놀랍다. 태평양에 있는 거대 쓰레기 지대가 발견된 건 20년 전인 1997년이다. 바다 위를 떠다니는 쓰레기가 해류와 바람으로 인해 미국 하와이 섬과 일본 사이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에 모인 것이다. 쓰레기 섬의 규모는 1950년대부터 10년마다 10배씩 늘어서 지금은 한반도의 7배나 된다고 한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처는 이 양이 1억 톤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쓰레기 섬은 지금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그린피스는 그 규모가 한해 1천2백7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쓰레기는 강을 타고 바다로, 바다에서 해류를 타고 더 넓은 바다로 흘러 어딘가에 모여든다. 그 일부가 모인 게 태평양 쓰레기 섬이다. 거북이와 바다새, 물고기가 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잘못 알고 먹어 죽는다.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에스페란자 호는 지난 12월 스코틀랜드 동부해안에서 바닷물 속 플라스틱 함유량을 조사했다. 수면에 그물을 띄우고 시속 2-4킬로미터로 나아가며 수면에 있는 플라스틱을 모았다. 한번에 600미터 구간을 채집했다. 넓은 바다에서 600미터는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






예상과 달리 결과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그물에 걸려들었으나 그 양은 극히 적었다. 조사기간과 범위가 한정된 탓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은 국제연합(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지정한 특별해양보호구역이다. 이곳을 다니는 선박은 종이나 음식물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그린피스는 특별히 관리되는 바다에서조차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더 자세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에스페란자 호는 대서양을 건너 브라질 아마존 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보름짜리 긴 항해다. 항해하면서 안타까운 점은, 넓은 바다에서도 수면을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난다는 것이다. 배에서 버리거나 육지에서 떠내려 온 것 일 테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바다는 10억 톤에 달하는 쓰레기를 떠안았다. 그로인해 바다생물들이 죽는 한편, 미세플라스틱을 먹은 물고기들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우리의 바다는 어떤가. 서해안은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로 몸살이다. 바다 속 보이지 않는 곳은 말할 것도 없다. 인천 강화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에는 커다란 그물이 매달려 있는데, 늘 한강 하구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로 가득하다. 바다가 넓기에 한없이 품지만, 그렇기 때문에 되돌리기 힘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