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학시어터 "제 구실 못한다"

개관 45일동안 공연일은 고작 이틀

2010-10-05     master


인천시가 지난 8월 문학야구장 지하에 설치한 연극공연장 '문학시어터'가 충분한 준비 없이 서둘러 개관하면서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문학시어터는 지난 8월20일 개관을 기념해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이틀간 공연한 이후론 단 한차례도 추가 공연을 열지 못하고 있다.

개관 예정일에 맞추기 위해 음향·조명시설에 대한 충분한 점검을 하지 못해 개관 기념 공연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고, 외부 초청 공연도 공연단체와 협의를 잘 못해 유치를 못하고 있다.

인천의 한 극단 관계자는 5일 "문학시어터 개관 이야기가 나올 때만 해도 기대가 컸는데 개관 이후에는 딱히 들리는 소식이 없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문학시어터를 운영하는 인천예총 관계자는 "개관 기념 공연에서 드러난 음향·조명시설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관객 동선의 편의를 위해 극장 내부를 개조하느라 공연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부 초청 공연도 경기장 지하에 있는 극장의 특성상 야구 경기 일정과 공연 일정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문학시어터는 현재 내부 개조를 마치고 음향·조명시설에 대한 보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 7월 말 공사를 끝내고 8월20일로 예정된 개관 일정에 맞추느라 준비 기간이 다소 촉박해 시설상 문제점 발생을 예방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공연장 상부에 배관이 설치돼 있어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등 방음이 잘 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예총 관계자와 시 관계자는 "그 부분은 설립 전부터 감안한 사항이라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공연장 위치에 대해 지역 극단 관계자는 "연극 공연장은 건물 브랜드화 보다는 일반 시민의 접근성이 중요하다"면서 "문학시어터가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발전하려면 다른 공연장 보다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문학시어터는 인천시가 국·시비 18억원을 들여 문학야구장 지하에 건립한 742㎡ 규모의 연극 공연장으로, 120석의 관람석과 무대, 분장실, 대기실, 연습실 등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