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일이···" 소무의도 관광객들 '끌끌'

수십억 들인 '섬이야기 박물관', 전시장은 텅비고 천장에는 곰팡이

2019-05-31     윤성문 기자
 



너무 다른 안과 밖 ; 무의도에 있는 '섬 이야기 박물관'은 겉과 속이 너무 다르다.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박물관내 전시장은 텅 비어있다.


인천시 중구 소무의도에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된 ‘섬 이야기 박물관’이 거의 빈채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소무의도의 어촌 생활상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해 건립됐지만, 수년째 제 기능을 못하며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구의 대표적인 섬 관광지인 소무의도에는 소라 외형을 닮은꼴로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섬 이야기 박물관'(중구 떼무리길 15)이 건립돼 있다.
 
총 사업비 22억6천만 원을 들여 지상 3층, 연면적 479.4㎡ 규모한 조성된 섬 이야기 박물관은 어구전시관과 어촌생활전시실, 체험학습관, 영상실 등을 갖춰 2015년 6월 개관헀다.
 
당초 섬 이야기 박물관에는 섬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사용했던 어구·어망을 비롯해 전통어업 방식 재현물, 주민들의 삶 이야기 등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섬 이야기 박물관은 단순 관람 위주의 볼품없는 조형물만 전시된 채 관람객도 거의 없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섬 이야기' 박물관이라는 컨셉은 전혀 느낄 수 없었으며 이렇다할 전시물도 없었다. 

지난 26일(일)에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오후 1시~2시쯤이었음에도 관리실을 비어있고 에어컨만 세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날 소무의도를 찾는 관광객은 적지 않았지만, 이 박물관에 들어서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시 물품이 보관되어야 할 전시장 2~3층 공간은 전시 물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텅텅 비어있는 상태였다. 관람객을 안내해야 할 직원도 없었다.

더우기 박물관 3층 전시실 천정에는 누수로 인해 보기 흉하게 곰팡이까지 번지고 있었지만, 내부 시설을 관리·운영할 관리인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박물관을 찾은 한 시민은 "아직도 이런 박물관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분명 지금도 관리 예산이 적잖이 들어가고 있을 텐데,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박물관을 관리하는 중구는 천장에 곰팡이가 피고 있다는 사실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섬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활용하고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지금도 관리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단순 관람 위주의 콘텐츠와 부실한 관리로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구 관계자는 “그동안 박물관 내 전시 컨텐츠가 부족했던 점은 사실"이라며 "천장에 곰팡이가 피고 있다는 부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중 박물관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전시 콘텐츠도 보완하고, 마을레스토랑·카페 등 마을 주민들의 소득 증대가 가능한 다양한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박물관 내부 천장에는 곰팡이까지 끼어 있다.


방문객이 많은 휴일(5월25일 일요일)에 안내소는 텅 비어있고, 관람객도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