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전 사퇴압박 있었다"

신진 송도TP 원장 기자간담회서 밝혀…'부당한 인사개입도'

2010-12-03     김주희
취재: 김주희 기자

'해임' 논란을 빚은 송도테크노파크(송도 TP) 신진 원장이 인천시의 감사가 있기 전 송영길 인천시장 측근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진 송도테크노파크 원장신 원장은 2일 송도국제도시 미추홀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의 감사 이전에 사퇴압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유사한 메시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도TP에 대한 감사가 자신에 대한 사퇴압박용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시 관계자의) 마음에 들어가 보지 않아 모르겠다"면서도 "다른 기관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그런 맥락 속에 이뤄진 것으로 본다"라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법이 보장하는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혀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임직원이 하나가 돼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당당히 맞서겠다"라고 했다.

시는 지난 8월2일부터 13일까지 송도 TP에 대한 감사를 벌여 드러난 문제점의 책임을 물어 신 원장 퇴진을 압박했다.

시는 지난 16일에는 송도TP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신진 원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부결된 바 있다.

신 원장은 이날 송도TV 이모 본부장에 대한 대기발령 인사 조치와 함께 시의 감사 결과 등에 대한 부당성을 조목조목 따졌다.

그는 "자격이 안 되는 직원을 채용했다고 하는데, 업무 특성상 경력자 채용이 업무에 효율적이라 뽑았고, 이는 규정에 따른 적법한 공고로 문제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성과급 부당 지급에 대해서는 "연봉제를 근간으로 한 급여체계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성과 극대화를 위한 직원 사기 진작책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리 준비된 해명자료 이외에 이사장인 송영길 시장의 사인이 있는 '(재)송도테크노파크 직원 인사계획' 문건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 문건은 시 사무관을 사업본부장과 관리본부장에 파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 원장은 "시 직원이 11월15일 우리 인사부서에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인사권자인 나는) 모르는 일이다"면서 "시가 월권행위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의 감사 전에 송 시장 측근이 자신을 찾아와 특정인을 채용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 묻기도 하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신 원장이 인천시가 작성한 송도TP 인사계획을 공개하며, 이는 시의 월권행위다라고 주장했다.신 원장은 "특정인을 채용하지 않은 게 아니라 자격이 안 돼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의 특별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마련된 이날 기자간담회에 대해서는 "송도TP의 입장을 설명하고 밥이나 먹자고 마련한 자리"라고 말하면서도 신 원장은 "그간 시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많이 참아왔지만, 재단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 원장은 "(시가) 지도감독을 하더라도 정당해야 하며 권한의 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하고 이를 송도TP 이사장인 송 시장의 뜻이 아니라 '소수그룹'의 행위라고 보았다.

그는 송 시장을 만나 재발방지를 약속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는 이와 관련해 해명 자료를 내고 "모든 문서의 최종 결재권은 이사장에게 있으며 업무 내용에 따라 원장 또는 본부장 등에게 위임하도록 돼 있다"면서 "또 송도TP 일은 당연히 이사장인 시장의 지시와 결재를 거친 후 이루어지는 것으로, 일련의 인천시 행태가 송영길 이사장의 뜻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밝혔다.

인천시의회 산업위원회는 앞서 1일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보인 신 원장의 감사태도를 빌미로 본회의에 '신 원장에 대한 해임안'을 상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