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포막이야? 그런 얘긴 나도 해!"

정부 연평도 지원대책 발표 - 주민 반응 '싸늘'

2010-12-06     이병기


정부의 연평도 관련 후속대책 발표를 지켜보는 주민들

취재: 이병기 기자

"우리가 지들 포막이야? 개만도 취급하지 않는 거야. 평화마을 어쩌고 하는데 자기들이 들어가 보라고 해. 그런 얘긴 나도 할 수 있어. 정치인들이 피란민들에게 한 게 뭐가 있어? 만날 싸움질이나 하고." - 연평도 주민

6일 정부의 '연평도 포격 도발 후속대책'을 시청한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오후 2시 김황식 국무총리는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비 300억원 즉시 지원과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 수립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TV 앞에 모여 김황식 국무총리 기자회견을 본 주민들은 "그런 얘기는 나도 할 수 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한 주민은 "결국 300억 준다는 게 다 아니냐"면서 "우리가 필요한 건 안정적인 이주대책 마련"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고성을 지르거나 '지금 당장 (청와대로)가자!'며 흥분하기도 했다.


정부의 대책 마련이 늦어지자 주민들이 임시숙소로 사용하는
신흥동 찜질방 안에는 항의 현수막이 걸렸다.

정부는 이날 "연평도 주민들이 하루속히 임시 주거지로 이전토록 하고, 주민의 생계안정과 자녀교육 지원에 힘을 쏟겠다"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300억원은 예비비로 편성해 즉시 집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주민 정주생활 지원금 지급, 노후주택 개량, 농어민 소득증대 방안 등을 담은 '서해5도 종합발전계획'을 내년에 수립하겠다"면서 "내년 초께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원위원회를 설치해 직접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평도 주민대책위측은 정부 발표에 대해 오후 4시께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