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사진전 21일 개막

'배다리 사진공간' 배다리 1관에서 휴관없이 열흘 전시

2020-02-09     인천in

 

 

 

사진공간 배다리는 221일부터 31일까지(휴관없음) ‘Livets teater parte1 Ciclos’을 주제로 이상윤 사진전을 연다.

장소는 사진공간 배다리 1(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 7, 2)이다. 12시부터 6시까지 연다.

 

 

 

 

<작가노트>

 

Livets Teater

 

크리스마스가 오면 나는 즐겨 여행을 한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환성을 떠나 숲과 눈 속을 홀로 간다.

- 중략-

그럴 때, 나는 괴로워하던 모든 것에서

선뜻 완쾌하여

어느 숲에서 잠시 동안은

소년시대의 냄새를 마음껏 마셔보고

다시 한 번 어린아이가 되어본다.

-헤르만 헤세의 시 크리스마스가 오면중에서-

 

 

이번 프로젝트 시작을 이야기하자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꿈같은 사소한 인연도 포함해야 한다. 주제를 정해 촬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몇 권의 책을 통해서다. 오래전 코닥에서 발행한 잡지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이었다. 그중에 제일 큰 영향력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내용은 주인공의 현실과 정신세계가 번갈아 쓰였다) 그것을 모티브로 첫째 현실 세계는 페르소나, 둘째 정신세계는 꿈을 주제로 다른 사람이 촬영한 것으로 여겨지게 했다.

 

2011년 꿈을 주제로 - 가을과 겨울에 촬영된 사진으로 - 전시를 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환절기였고, 전시장에 온 사람들은 봄과 여름 사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시는 언제 할 예정인지 물었다. 온통 머릿속은 다음 전시를 어떻게 준비할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아마 2년 후라고 쉽게 말했다. 그러나 작업은 예상과 다르게 순탄하지 않았다. 2011년 태풍이 지나간 여름과 다음 해 봄에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한 후 모든 것이 멈췄다. 많은 문제가 생겼고, 일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봄과 여름 사진 작업은 잊혔고 몇 년 후 꿈에 대한 다른 작업을 전시했다.

 

몇 년 전 생일을 조용히 보내고 싶어 여행을 떠났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기간이라 눈, , 모래바람 등 변화가 많은 날씨였다. 원래 섬에 가기로 했는데, 일정에 문제가 생겨 좋아하지 않던 산을 가게 되었다. 산 중턱을 오를 때 우연히 Z를 만나게 되었고, 짧은 시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여행이 끝난 후 Z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느낌을 듣게 되었다. 신기하게 마음을 괴롭히던 꿈과 정신없이 널려있던 삶이 조금씩 정리되었다. 그리고 묻어뒀던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여름이 되면서 다시 만날 약속과 설렘은 사라졌지만, 계절이 두 번 바뀌니 그 시간이 그립고 아쉽다.

 

그 후로 환절기에는 가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를 한다. 그날의 설렘을 다시 느끼고 싶다. 꼭 그렇지 않더라고 아주 작은 일에도 기쁨을 찾아내길 원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꿈과 현실은 언제나 평행선을 유지하며, 결코 나뉠 수 없는, 종착역까지 이어진 레일 같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주어진 시간 동안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 모험을 계속하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