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인천교구, '총장 신부 성추행 사건' 공식 사과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안이한 대처, 부적절한 윤리의식 깊이 사죄" 성범죄 대처 부적절하면 교회 당국자도 같은 징계... "쇄신안은 추후 발표"

2020-05-19     윤종환 기자

천주교 인천교구가 최근 재조명된 ‘인천가톨릭대 총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19일 오전 사과문을 내고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 내용으로 실망하고 상처받고, 우려하고 계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주교는 “23년 전 한 사제의 부적절한 행위와 당시 교구의 안이한 대처, 부적절한 윤리의식에 대해 잘못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며 “당사자 신부는 5월8일부로 면직 조치했으며 피해자들과 가족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상황을 반성과 쇄신의 계기로 삼아 피해자들의 아픔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현 교황께서 취임한 이후 사제 성범죄에 대처하지 못하는 교회 당국자도 같은 징계를 받도록 했다”라고 말해 인천교구 역시 교황청과 같은 방식으로 성범죄에 대처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인천교구는 사제 양성과정 중 성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연수와 피정 등에서 관련 교육을 지속 시행하고 있다”며 “2018년부터는 교구 단위로 성폭력 피해 접수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올바른 사제상을 재정립하고 성찰과 쇄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사제의 성 문제, 교구 내 성차별의 원인 규명과 교회 쇄신을 위한 제도 마련에 힘쓸 것이며 구체적인 쇄신안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깊은 침묵-사제들의 죽음 그리고 한 사람’이란 제목으로 23년 전 인천가톨릭대에서 벌어졌으나 미온적 징계만으로 끝맺음 된 총장신부 성추행 사건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그알은 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는 사제 2명의 죽음을 해당 사건과 연관시켜 ‘시청률을 위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용했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