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모욕한 언론... 이용수 할머니는 곰?
인천·경기 지역 언론사 만평에 누리꾼 비난 폭주 진영의 관점·논리로 위안부 바라봤다는 지적 진중권 "일부 시민들 문제의 해결이 아닌 문제의 일부가 되고 있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논란과 관련해 인천·경기 지역 모 언론사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모욕하는 듯 한 만평을 게재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인천·경기 지역 소식을 다루는 모 신문사는 25일 진행됐던 이용수 할머니(92,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 이후 ‘물에 빠진 할머니가 윤미향 당선인의 손을 잡아끌며 “내 보따리 내놔, 국회의원 되는 꼴 눈 뒤집혀 못보겠다”’라고 말하고 있는 만평을 게재했다.
최근 이용수 할머니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정의연의 후원금 논란과 연계해서 본다면, 이 만평은 ‘물에 빠진 위안부 피해자들을 구해주고 은혜를 베푸니 도리어 보따리 내놓으라 하는 격’이란 의미로 비춰진다.
이 만평은 26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퍼지며 누리꾼들의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정의연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고 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그러한 의혹들은 거론하지 않은 채 피해자만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누리꾼 A씨는 “지은 죄를 봐야지 왜 위안부 피해자를 철저한 진영의 관점·논리로 비난하는지 모르겠다”고 격분했다.
또 다른 누리꾼 B씨는 “정말로 사악하다”며 “의혹을 제기하면 우파가 되고, 친일이 되는 상황이 과연 정의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여기에 운동을 바라보는 일부 부류의 시선이 잘 나타나 있다”며 “위안부 운동은 자신들이 물 빠진 할머니들에게 시혜를 베푸는 활동이란 뜻이며, 할머니들은 자신들이 거두어 준 불쌍한 곰 정도로 보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그러니 시키는대로 재주 부리고, 주는 것이나 받아 먹으라는 거죠”라며 “심미자, 이용수 할머니가 어느 대목에서 한이 맺혔는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언론사는 이 만평이 도마에 오르자 이날 오전 9시경 만평을 삭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