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영동 아이들이 만든 마을영화제

'풀길영화제', '작은영화제', '넓은바다영화제' 8월11부터 3일간 배다리에서 열려

2020-08-14     강영희 시민기자

 

지난 8월13일 오전부터 창영복지관 아이들과 복지관 선생님들이 부지런히 마을을 오고갔다. 배다리 '다행사진관앞 복합문화공간 창영당에 어린이 손님이 보이기에 슬쩍 구경했다.

크레용으로 쓴 <‘풀길영화제>. ‘이름도 이뻐라~’ 하며 영화준비를 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오늘의 영화는 '정직한 후보'(12세 이상  관람 가). 영화제 마지막 날이라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볼 수 있는 영화를 골라 '창영당'에서 진행됐다. 

 '풀길'이름은 산업도로부지 생태공원 옆에 살고 있는 주연이가 학교를 가거나 복지관을 갈때 항상 지나는 길이라서 영화제 이름으로 제안했다고 한다.

 

@사진_조은숙(창영당

 

이 마을영화제는 창영복지관에서 어린이들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3-4명이 모둠을 짜서 스스로 영화관 주인이 되어 장소를 섭외하고, 영화를 선정하고, 필요한 내용들도 찾아내고 스스로 사회자가 되어 영화를 소개하는 것 까지 했다.

 13일은 이 영화제가 마지막날인데 11일(화)부터 3일동안 배다리 금창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정우네 집에서 열린 <작은영화제>는 '미스터 주, 사라진 VIP'를 상영했는데  '정우'가 작은 집에서 열었다고 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두번째 날인 수요일에는 '배다리 사랑방'에서 '나니아 연대기 2'를 상영했는데 정우네 집에 비해 넓은 공간으로 느껴졌는지 <넓은 바다 영화제>라고 지었다.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을 해보고 마을의 주민들과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구해서 만들어 본 마을영화제였다. 선생님들도 각 대학 사회복지과 학생들로 창영사회복지관에서 2주간의 실습중이었다고 한다.

 영화제가 끝나고 인사를 하러 온 실습선생님들인 이들은 잔뜩 상기된 표정과 목소리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들이 만드는 것도, 마을의 공간과 사람들이 다양한 도움을 적극적으로 주는 것도 색다른 감흥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어른들이 다 나서지 않고 스스로의 생각을 펼칠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쩌면 어른 역할이 아닐까 싶다. 생각을 펼치며 도움을 구하고 어른들은 그 도움에 답하며 진행된 행사라고 하니 '이런게 필요했어'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어린이들에게 응원을, 그들의 요청에 답한 어른들도 칭찬해주고 싶다. 믿고 맡기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응원한다면 다양한 상상력이 실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니 오랜만에 심장이 뛰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