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고발한 45개 기독교 단체는 오만"

인천기윤실 등 지역 교회 목사 10여명, 29일 기자회견 및 물품전달식 시장·구청장 고발한 교회 단체 대신해 시민·방역당국에 사죄, 감사의 뜻 표해 "교회 예배 중단된 적 한 번도 없어... 교회가 취해야 할 행동은 고발이 아닌 사과"

2020-09-29     윤종환 기자

최근 일부 기독교 단체가 ‘대면예배 금지는 헌법위반·종교탄압’이라며 박남춘 인천시장과 각 구청장들을 고발했던 것과 관련, 인천기윤실 등 또다른 지역교회 단체와 목사들이 해당 고발인 단체에 유감을 표시하며 이들을 대신해 시민·방역당국에 사과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천기윤실, 고난함께인천연합예배 등 2개 단체와 이준모 해인교회 목사 등 지역교회 목사 10여명은 29일 인천시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을 위해야 할 기독교인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시민분들에게 죄송하고, 수도권에서 가장 안정된 방역망을 구축한 방역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지역 목사들이 시청 앞으로 나선 것은 지난 24일 ‘교회지키기 인천운동본부’ 등 45개 기독교 단체가 ‘대면예배 금지는 종교탄압, 공산주의’라며 박 시장과 각 구청장들을 고발한 것을 같은 교인으로서 대신 사과하기 위해서다.

당시 고발인 단체는 헌법과 형법에 명시된 ‘국가 권력의 종교 억압 금지’ 등의 조항을 토대로 인천 행정청이 직권남용·업부방해·예배방해·주거침입·공갈·협박 등의 죄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지역 목사들은 고발인 단체에 대해 “지금까지의 인천 확진자 중 약 27%가 교회 관련자임을 감안한다면, 현재 교회가 해야 할 행동은 고발이 아닌 사과”라며 “(해당 고발인 단체의) 고발은 어불성설이자 오만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대면 예배가 중단됐다고는 하나, 예배 자체가 중단된 것은 아니다”라며 “(고발인 단체의 주장과는 달리) 인천에서 예배가 중단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비대면 예배가 불편하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교회뿐 아닌 학교·상가 등 대부분의 인천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교회도 시와 구청의 방역지침을 이해·수용했으며 방역 관계자들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인천시민과 한 공동체된 교회와 기독교단체로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라며 “교회는 앞으로도 방역에 적극 협력할 것이며,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마스크와 의료용 고글 등 작은 물품들을 전한다”고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기자회견 이후 목사들은 박인서 정무부시장에게 마스크 1만 매와 의료용 고글 200개를 기탁했다.

박 부시장은 “교회의 노력에 감사드리며 인천시도 코로나 종식까지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