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봉산 마주한 '시골동네'는 허물어지고...

[이진우의 동네걸음] (14) 열우물은 이주 중

2021-02-01     이진우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선린교회 사거리에서 부평여상 사이의 동네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울과 인천의 철거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들이 야트막한 산자락을 차지해 동네를 이루고, 그 뒤 주안 수출 5, 6공단이 들어서자 일터를 좇아 노동자 가족들이 모여들면서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으로 급작스레 커진 곳이었습니다. 그러가 어느새 뉴스테이 개발로 동네를 부수고 지금은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총 28개동으로 높이 49층의 초고층 아파트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2017년 열우물마을이 이주되어 가는 상황을 그 당시에 그린 것입니다.

 

열우물연작-상황2

 

[소방도로 고갯마루의 내재산지킴이] 
지난 1월 관리처분 총회를 앞두고 사전 서명 저지를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1월 22일 총회 결과 무위가 되었다. 
이제 동네는 허물릴것이다. 내재산지킴이의 활동은 물거품이 되었다 (2017.1.22)
 

열우물연작-나무가

 

여전히 동네는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다. 아직 치우지는 않는데 이제는 빈집뿐이라 더 이상 쓰레기들이 버려지진 않겠지. 
상록수를 끼고 왼쪽으로 돌면 소방도로 오르막 길, 화실이 있고 쭈욱 내려가면 해님방을 지나 금호어울림이 나온다.  
올해는 사람은 텅빈 집들이겠지만 목련이나 감나무, 애기능금나무, 히말라야시다, 은행나무, 대추나무들은 여전하겠지. 
올해는 껍데기만 남은 집들도 허물리겠고 그럼 나무들도 잘릴려나.
심지어 이 길도 없어질려나. (2018.2.5)
 

열우물연작-이사후

 

오른쪽 오르막 길로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세번째 집이 예전에 우리집이었다. 이 동네에서 제일 높은 집의 지하였는데 창 밖으로 아랫집 지붕이 보였고 동네 너머 함봉산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기에 집에 들어서면 마치 시골에 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채색을 마치고 이름을 넣는다. 가족 톡방에 올리니 오호 우리동네~라고 한다. 그렇게 이사온지 15년이 되어 가지만 울 아이들이 아주 꼬맹이때 오갔던 길이라 우리 동네인건 사실이다. 

이사를 갈 때 이 플라스틱 커다란 그릇들, 통이거나 다라이거나 그런 것들은 가져 가지 않는다. 이사갈 때 버리는 것들 중에 1번인 것들이다. 고무다라, 장독은. (2018.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