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상인, 함께 여는 비대면 생활문화 공간

[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 (20-끝) '숨SUM터 – 아트&힐링' -

2021-02-23     강영희

 

 

"톡!! 생활문화 프로그램이 배송되었습니다!!"

 

우수를 앞둔 봄볕이 꽃샘추위와 경쟁하는 듯 차갑고 눈부신 지난 17일 아침, 오아시스 프로그램<SUM아트&힐링>을 방문했다.

연수구 솔밭로에 있던 숨터는 공간 계약이 만료되어 연수구청 인근 청능로로 이전했다. '숨SUM터'는 이스코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든 단체로 오아시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코사회적협동조합은 연수구청에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그곳으로 찾아갔다.

이스코ESCO(Economy of Solidarity Social Cooperative)는 사회적경제기업에 대한 경영 등의 컨설팅과 코칭, 사회적경제기업 광고대행 및 교육관련 연구 및 자문 등의 활동을 하며 '연대의 경제'를 꿈꾸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사회적기업에서 문화오아시스 사업을 진행하는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물론 사회적 가치에 생활문화의 가치가 겹치는 교집합이 있긴 하지만 문화전용 공간이 아닌 단체나 공간들이 문화오아시스 사업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고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을지... 궁금함을 안고 찾아간 숨터에서 박인순 사무국장, 강다원 매니저, 유재관 이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오아시스

 

숨터가 있던 동춘동 솔밭로 일대는 유흥업소와 음식점이 많은 거리이다. 이 거리의 업소의 사장님이나 직원들이 문화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개인의 자존감, 자아실현을 위한 프로그램들도 이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숨터는 상인들과 지역민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일상의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역상인회와 사회적기업이 연계하여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며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추가공모에 지원하게 됐다.

주민의 사랑방과 같은 문화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예비)사회적기업에서 함께할 수 있는 생활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며 모여서 함께 하기가 여의치 않았다. 대안은 체험프로그램으로 단순화 해서 체험키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신청자들에게 보내고 강사들의 진행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유튜브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카톡으로 활동에 대한 소통을 진행했는데, 코로나로 갑갑하고 힘든 상황에서 많은 힘이 되었다는 참여자들의 의견에 보람을 느낀다.

문화 활동 자체가 부족한 지역민들에게는 체험수준이긴 해도 영상을 통한 색다르고 다양한 활동을 해보며 활력을 얻었다. 코로나로 소규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격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대표들이 강사로 활동하며 사회적기업 홍보와 체험을 진행하면서 작지만 매출도 확대되는 등의 효과를 보며 코로나 시대에 참가(마을, 사회적)기업들이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하는 성과도 낳았다.

 

 

치유톡톡은 천연염색 프로그램으로 마스크, 면티, 스카프를 염색하는 키트를 제공해 진행했고, 자연톡톡은 원예치료활동으로 다육이 심기, 장식리스 만들기를 진행했다. 건강톡톡은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쑥뜸, 근육 테이핑, 실리콘 부황 등을 해볼 수 있도록 했고, 음식톡톡은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유기농 건강쥬스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사회적기업의 성격에 부합하는 체험프로그램으로의 성격이 강해 애초 생활예술과의 간극이 느껴졌지만 사회적기업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이해하는 계기도 되었다. ‘체험키트라는 형식으로 프로그램 재료를 보내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온라인영상을 통해 공유하는 방식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비대면활동을 생활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집콕' 생활에 활력을 더하는 아이디어는 비대면 문화활동에 낯선 참여자와 문화활동가, 강사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사회적기업과 공간들이 연대하는 방식도 좋을 것이다.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다양한 활동 속에 생활문화예술이 생산성과 유연함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이어졌다.

여기서 생활문화와 사회적기업은 어떤 교집합으로 만나질까? 보다 다양한 생활문화를 응원하는 기업활동도 필요하고, 기업들도 지역의 사회적 가치에 힘을 더하는 방식으로 생활문화를 지원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공식 질문 :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와 관련하여 행정(시정부), 참여자(시민), 공간(문화공간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아시스 사업이 처음이라서 소소하지만 어려운 것들이 많았는데 이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 없어서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난감했고 답답했다. 행정쪽에서나 운영지원 매니저나 다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있어 이곳저곳 알아보느라 애를 먹었다. 질문하기 어렵게 만드는 상황들도 있어서 이걸 해야하나 싶은 마음도 적잖게 들었다. 그동안 해왔던 공간들과 연계되었다면 조금 더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2-3년차 사업공간들에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 지역주민들이 천개의 문화오아시스 사업을 잘 몰라 참여자를 모집하는 일이 어려웠다. 상인회와 사회적기업의 대표님들이 수고해주셔서 다행히 지역주민들이 참여하셨는데 sns나 메신저를 통해 진행하는 소통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셨고, 또 그분들의 상황과 조건을 이해하지 못하니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폭넓게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아쉬웠다.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강사인 기업대표님들과 촬영을 위해 소통하면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던 과정은 정말 좋았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키트 프로그램을 개발해보면 어떨까? 코로나 상황이 아니어도 이런 방식의 생활문화프로그램도 개발하고 활용하면 유용할 것이다.

 

정산보고서도 그렇고 결과보고서도 그렇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쓰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런 부분만 보완해도 훨씬 이해하기 좋고, 보고서 작성도 쉬울 것 같다. 같은 내용을 이곳저곳 옮겨 적으며 결산의 경우 소소한 오류가 나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좀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딱딱한 사무실에서는 아무래도 사람들도 좀 딱딱하고 차가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던 모양이다. 기업이며 업체들에 대해서도 좀 그랬다. 돈 버는 일도 올바르고 합리적이어야 하지만 그런 모습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때이기도 하다. 사회적 가치를 건강하게 살리며 돈을 번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가능할까 의문이 들을 때도 있다.

추운 날, 숨터 사람들이 있었던 그 사무실은 참 따뜻했다. 코로나에도 굳이 사람과 공간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려는 건 내 머리나 가슴 한편에 딱딱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생각들에 다시 질문을 해보기 위해서다. 만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생활문화프로그램과 생활문화공간, 예전에는 굳이 구분하지 않았었는데 비대면 시대의 생활문화는 이를 놓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가 과제가 되고 있다. 하드웨어로만 생각한 생활문화공간뿐 아니라 생활문화프로그램이라는 소프트웨어의 활용에 대한 고민도 다양하게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경제 부문에서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을 홍보하는데 있어 이러한 생활문화프로그램을 활용해 운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래는 프로그램 촬영 내용으로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1. 근육테이핑 https://youtu.be/fRaf-YpPdhQ

2. 실리콘부황 https://youtu.be/cW4cyAq-rU8

3. 쑥뜸 https://youtu.be/EkJ-MkNoQDs

4. abc주스 만들기 https://youtu.be/BkF-556FO_0

5. 불고기소스 만들기 https://youtu.be/xguJP0_kqD8

6. 마스크천연염색 https://youtu.be/AmWJnJpu2Wg

7. 면티 천연염색 https://youtu.be/BkZQoKWsjtM

8. 스카프 천연염색 https://youtu.be/ZT28ioKfCCM

9. 다육이 심기 https://youtu.be/7w7s7mTj6fQ

10. 장식리스 만들기 https://youtu.be/yceyJQOhd3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