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민들을 더 이상 희생양 삼지말라"... 이재현 서구청장, 서울시장에 공개 서한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입장 오세훈 시장에 유감 표명 "서울 발전 이면에 인천 서구민들 30년 희생있어" 자치구별 폐기물 처리, 재활용산업 지원 등 대안도 제시

2021-05-03     윤종환 기자
인천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 입장을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공개 서한을 발송, “서울 발전에 인천 서구민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며 유감을 표했다.

3일 이 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단체장 명의의 공개 서한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한문에서 이 청장은 “지난 30년간 서울은 한강의 기적에 버금가는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면서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서울의 발전 이면에 인천 서구민의 남모를 희생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구의 아이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내내 수도권매립지를 온 몸으로 접하고 있다”며 “그 아이들은 단지 서구에 산다는 이유 만으로 30대 청년이 된 지금까지 줄곧 피해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 수도권매립지를 또 연장한다면 평생을 피해자로 살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서구는 이제 예전의 서구가 아닌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이자 몇 년 후 80만명 이상의 인구를 거느린 수도권 으뜸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서구에 쓰레기를 묻으려고 하는 건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억지 논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서구는 어쩔 수 없이 참아온 것이며, 4자 협의체의 합의에 충실했던 만큼 이제는 ‘살기 위해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대형 매립장에 의존한 채 과거를 답습하는 후진국형 체제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발생지 처리 원칙과 감량·재활용에 우선한 선진화를 실천하시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이 청장은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대안으로 서울 내 쓰레기를 각 자치구별로 처리하고, 매립·소각장으로 들어가는 폐기물량을 50% 이상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형매립장에 의존하지 말고 매립장 공모보다는 감량 및 재활용 공모부터 우선 추진해야 하며, 재활용 산업을 파격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량·재활용을 거치고 남은 폐기물은 열효율이 높은 방식으로 소각하고 소규모 매립장을 구축해 처리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재보궐선거 후보 시절 “현재 서울시 내에는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가 없는 만큼 협의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