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까지 15년, 굴포천 복원 - 인천 하천 정책의 전환점으로

[생태칼럼] 박주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2021-06-29     박주희

 

#. 2006년, 굴포천 복개구간 복원의 필요성 공론화

“당장 복원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는 곳은 굴포천 본류입니다.”

2006년, 인천녹색연합이 당시 단국대학교 조명래 교수팀과 8개월 간 복개하천 실태조사를 실시한 후 내린 결론 중 하나였다.

인천하천 복개구간 이용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고, 오염과 건천화가 심각한 도시 하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자는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나 당시 통계자료조차 전무한 상태였다.

하천관리 개선대책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단국대 교수, 학생들과 함께 복개 현황 조사전수와 이용실태 조사를 시작했다. 굴포천, 세월천, 산곡천, 동수천, 목수천, 청천천, 계산천, 장수천, 승기천, 공촌천, 검단천, 나진포천, 학익천, 용현천을 비롯해 심곡천 수계 가정천 2개, 만수천 수계 만수천 지류 2개 등 두 발로 직접 다니며 기록했다.

8개월간 조사를 통해 여러 과제를 꼽았고, 그 중 하나가 ‘굴포천 복원 중장기계획’ 수립이었다. 우선 상류 주거지역이 재개발지역이고 부평미군기지 반환도 예정되어 있어 복원계획을 포함한 부지계획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또한 부평공원, 초등학교에 연접한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구간은 상대적으로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복원이 용이하다고 판단했다.

 

복개하천실태조사보고서 발간 이후 지역사회에서 굴포천을 중심으로 한 하천복원 논의가 여러 자리를 통해 공론화되었다. 2010년부터 지속된 물고기 집단폐사 사건으로 생태복원 필요성이 더욱 공감을 얻었고, 당시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굴포천 복개구간을 복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2009년, 또 다시 복개된 굴포천 지류 산곡천

2008년 인천시는 하천마스터플랜을 작성해 하천복원을 하천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했으나 굴포천 지류인 산곡천 일부가 복개되었다. 악취, 해충 등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2009년, 약 200m를 복개한 것이다.

산곡천은 굴포천 지류로 한남정맥 호봉산 장고개의 제6보급창에서 발원하여 산곡남초등학교, 부평미군기지를 지나 부평구청 부근에서 굴포천과 합류되는 물길이다. 2006년 복개하천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부평미군기지 반환과 주변지역 복개상부의 토지이용상황을 고려할 때 최우선적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바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하천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 2015년, 하천복원을 위해 또 다시 걸음하다

굴포천 복원에 대한 지역사회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2015년 하천탐사단’이 꾸려졌다. 가톨릭환경연대,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인천녹색연합, 인천투데이(당시 시사인천), 인천in 이 공동진행, 시민들이 참여했다.

굴포천 본류를 비롯해 지류인 산곡천, 구산천, 동수천, 청천천, 세월천, 목수천, 계산천, 삼정천, 여월천, 심곡천 등 11곳의 열린 구간과 닫힌 구간을 직접 걸었다. 하천과 함께 했던 주민들의 삶 이야기도 듣고, 하천복원과 관리 필요성에 대해 또 다시 공론화 했다.

 

 

#. 2017년, 굴포천 복원 계획 수립

드디어 2017년, 굴포천 생태하천복원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되었다. 2015년부터 시작한 용역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재원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민관협의회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았다. 부평1동 주민센터부터 부흥로(부평구청)까지의 구간 계획만 구체화했을 뿐, 상류구간의 복원 계획은 구체화하지 않은 반쪽짜리 계획이었다. 하지만 복개구간 복원을 시작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고, 환영할 일이었다.

지방하천이던 굴포천이 2017년, 국가하천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역 언론들은 ‘승격’되었다며, 또 오랜 숙원사업이 이뤄졌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정치권도 환영 현수막을 내걸며 서로 본인들의 치적이라 선전하기에 바빴다. 국가하천으로 지정되더라도 상류 복개구간의 복원과 하수관거정비, 본류로 유입되는 지류의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인천녹색연합은 굴포천 관리를 국가에만 맡겨두거나 개발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2018년, 악취 민원으로 복개된 목수천

하천을 복원하겠다는 인천시 계획을 스스로 위배하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했다. 굴포천 지류인 목수천의 악취를 개선하겠다며 복개한 것이다.

목수천은 한남정맥 천마산과 중구봉 사이에서 발원해 계양구 효성동과 작전동, 부평구 삼산동, 삼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지나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하천이다.상류 계곡부, 경인고속도로 부근 약 240m, 하류의 굴포천 합류지점 약 500m를 제외한 4.8km구간이 덮혀 있었다. 미복개구간에 대한 악취 민원이 잦다는 이유로 복개공사가 진행되었다. 2006년 복개하천실태조사보고서에서 목수천 상류 계곡에는 계곡1급수 지표종인 옆새우와 플라나리아가 쉽게 관찰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 2021년, 굴포천 복원공사 시작, 그리고 남은 과제

지난 6월 11일,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하천복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만월산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하는 굴포천의 상류구간을 복원하고, 반환된 부평미군기지 공원조성 시 복개된 산곡천을 복원하는 일, 이 외에도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지류의 수질을 개선하고 복원할 수 있는 계획 등 앞으로의 과제도 남았다.

그동안 인천 하천 정책은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2006년 인천에서 대대적인 하천살리기운동이 있었으나, 장수천, 공촌천, 승기천, 굴포천, 나진포천 등 일부 하천에 한정되어 있고 중상류지역의 복개구간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는 자연형하천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대규모 도시개발시 하천관리와 복원계획 수립이 상대적으로 유리함에도 오히려 덮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2008년 인천하천마스터플랜 작성 이후, 검단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나진포천 일부가 복개되고 완정천, 신기천이 폐천되었으며, 서창지구 개발사업으로 걸재천, 구룡천이 폐천되었다. 개발사업을 이유로, 정비시 사업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8개 소하천이 사라졌다.

인천의 지방하천 30개, 소하천 113개. 이마저도 강화와 옹진지역을 제외하면 지방하천 16개, 소하천 23개에 불과하다.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하천이 포함되었다면 하천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검토하고, 더 나아가 복개된 하천을 복원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천은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이자 시민들에게 도시경관과 휴식 기능을 제공하며 도시의 바람길 역할을 하고 있다. 쾌적한 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전반적으로 하천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

굴포천 복개구간을 뜯어내는 것만으로 인천 하천정책을 완성했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