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도 흥행 참패... 인천 분양시장 더 얼어붙나

부평·연수·남동 등서 무순위 ‘줍줍’ 잇따라 ‘송도자이더스타’는 위약금에도 일부 계약 포기 “둔촌주공 상징성 커...시장 심리에 영향 불가피”

2022-12-07     윤성문 기자

내년 분양시장의 바로미터로 거론된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의 청약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자 인천 분양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 오랜만에 나온 대단지마저 흥행에 실패하면서 인천 분양시장은 이보다 더 심각한 한파를 겪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둔촌주공은 특별공급과 1순위 당해지역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이 각각 3.28대 1과 3.69대 1로 나타났다.

이 단지는 총 16개 주택형 중 11개가 예비당첨자(5배수) 인원을 채우지 못해 1순위 기타지역 청약도 진행하게 됐다.

일부 단지는 주택 구매 심리 악화와 부진한 청약 경쟁률로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둔촌주공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릴 만큼 1만2천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인 데다 ‘강남 4구’로 꼽히는 올림픽공원과 붙어 있는 입지로 청약 수요가 충분하다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이자 부담,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거두면서 인천 등 수도권 분양시장에 끼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최근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는 인천에서는 일명 ‘줍줍’이라고 불리는 무순위 청약이 잇따르고 있다.

부평구 부개동에 공급하는 ‘부평SKVIEW해모로’는 오는 13일 계약 취소 주택분 23세대를 무순위 청약으로 공급한다.

 

인천

총 1,559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되는 부평SKVIEW해모로는 부흥초, 부개서초, 부평여중, 부흥고, 부개고 등 학교가 밀집해 이른바 ‘학세권’으로 주목받던 곳이었다.

연수구 송도동 ‘송도럭스오션SKVIEW’와 남동구 구월동 ‘한화포레나인천구월’은 지난달 각각 10차, 4차까지 줍줍을 진행한 바 있다.

무순위 청약은 입주자 모집 이후 미계약이나 부적격 등 이유로 발생한 잔여 가구 물량에 대해 청약통장 보유와 무주택 여부 등 제한 없이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잇따른 금리 인상과 경기 불황, 집값 하락세 등 여파로 시장에서 내 집 마련 청약 수요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무순위 청약을 접수한 인천 아파트 미계약 물량은 1,65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442가구)보다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인천 아파트 미계약 물량 경쟁률은 16.3대 1에서 15.0대 1로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연수구 송도동 ‘송도자이더스타’는 최근 일부 당첨자가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분양대금의 10%를 위약금으로 물린 점을 고려하면 수분양자들이 포기한 계약금은 8,000만~1억원에 달한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전용면적 84m² 기준 8억1,490만~9억5,540만원이다.

수분양자들이 계약 해지에 나선 것은 분양가가 높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인근에 있는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3차’는 전용 84㎡ 호가가 7억원 중반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인천지역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 계약 해지는 부동산 시장이 급락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둔촌주공은 워낙 상징성이 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등 수도권 대단지 청약시장에도 심리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