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신 교수님의 정년을 축하드리며 !

[독자의 시] 허회숙 / 전 인일여고 교장

2023-02-25     허회숙

 

박영신 교수님의 정년을 축하드리며 !

  - 당신과 함께 그대로 가겠습니다

                                                 12호 박사 제자 허회숙 드림

 

2004년 5월, 어느 화창한 봄날

인하대 교수회관 식당에서 처음 만난 박영신 교수님

당신은 한 송이 모란꽃이었습니다.

 

학문 탐구와 제자 사랑의 농밀하고 성숙한 아름다움이

당신의 영혼과 육신을 환히 빛나게 해 주었습니다.

 

18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

늘 고개 숙이고도 높았던 당신의 모습이

물같이 부드러우면서도 칼같이 예리하신 당신의 성정이

모르는 결에 향기로운 과즙처럼 저에게 스며들어

앎을 실천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습니다.

 

인생의 후반부에 당신을 만난 후

입으로만 효행을 말해오고

작은 좌절에도 주저앉으려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

소스라치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고비마다 당신의 고집과 열정이 저를 붙들어 주었고

자신을 잃고 우울의 늪에 빠질 때마다

당신의 넉넉한 그늘이 저를 쉬게 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10년 강산을 세 개나 넘으며

학문연구와 제자 사랑의 외길을 걸어

튼실하고 옹골찬 열매를 맺어 오셨습니다.

 

머지않아 봄이 오겠지요

당신이 전해주신 이 희망의 씨앗을 다시 뿌리고

함께 그대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