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늦은 개화 - 장봉도 벚꽃축제를 즐기다

섬에서 즐기는 색다른 꽃놀이

2023-04-17     김정형 객원기자
장봉

17일 오전 장봉도 선착장에는 벚꽃축제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늘 몇 명안되는 승객이 탄 카패리였는데 이날은 앉을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많았다. 각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부산스럽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8시 정각이 되자 배가 출발하며, 손님들은 장봉도에서 열리는 벚꽃 축제를 기대하며 여행을 시작했다.

승객으로

창 밖으로 보이는 신도, 시도, 모도, 떠나온 영종도의 봄 풍경이 펼쳐진다. 갈매기는 배를 따라 다니고 배는 외로워 보이는 작은 무인도를 지난다.

겨울보다 푸르름이 더해지고 진달래 개나리, 벚꽃 등의 봄경치가 아름답다. 이쯤이면 육지의 다른 곳들은 개화가 훨씬 빨리 진행되어 낙화되었을텐데, 이 지역과 오늘 축제를 하는 장봉도는 개화기가 전국에서 제일 늦다. 그래도 올해는 개화를 일찍하여 벚꽃이 많이 떨어진 편이다.

장봉도에서

어느 덧 영종도 삼목항에서 출발한 카페리는 40분 후 장봉도 선착장에 도착하여 손님들은 배에서 내린다. 하선객들은 버스를 이용하기도 하고 승용차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래도 오늘은 벚꽃 잔치 날이니 도보로 가는 것이 좋은 선택인 듯하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옹암 해변까지 1km를 걸어갔다. 인적이 드문 산과 바다를 지나며 봄 들판에 바람만이 지나가는 소리를 전한다.

옹암해변에 마련된 행사장에 도착하였다. 미리 준비된 천막과 준비 요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배에서 내린 선발대 같은 사람들이 들어오니 제법 축제장 같은 분위기가 살아난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도착한 사람들은 접수를 하고 행운 번호가 들어 있는 띠를 팔목에 두른다. 연단 앞으로 모이라는 사회자의 안내가 있고 축제를 알리는 풍악 소리가 들려온다.

장봉

문경복 옹진군수의 벚꽃축제에 대한 인사말로 개회되고, 참가자들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축제를 시작했다. 내빈소개가 끝나고, 축제장인 옹암해변에서 말문고개까지 왕복 4km의 벚꽃길을 산책하였다. 산책길은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장봉도 사회복지시설인 혜림원에서 나온 지체가 부자유스러운 분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휠체어를 이용하여 함께 동행하였다. 전환점인 말문고개에 이르니 식수를 제공하는 행사 요원이 기다리고 있다.

전환점

말문고개는 조선 말기까지 말을 기르는 장봉도 목장에서 섬 밖으로 나가기 위해 검수를 하던 고개였다. 지금은 이곳에 무장애 숲이 조성되어 있다. 무장애길은 걷는데 지장이 없다는 무장애(無障礙) 길로서 걷는데 거치장스럽거나 방해가 되는 일이 없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1km의 산길에 나무 데크를 깔아 바라볼수 있는 길이다. 더군다나 이 시기는 꽃이 피어 있어 꽃향기가 향기로운 시기여서 산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반환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왕복 4km의 구간을 왕복하였다.

산책을 마치고는 축제장에서 판매하는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참여자들은 마음을 담아 축제를 즐겼다. 부침개, 국수, 오뎅, 순대, 막걸리 등의 다양한 음식들이 제공되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길 거리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

관광객

식사를 하다가 기자를 발견한 관광객 두분이 장봉도에 와서 즐거운 캠핑을 하였다고 시설 좋고 친절한 사람들이 이끌어주는 아름다운 섬이라고 여행을 권장한다고 포즈를 취해준다.

사진을 찍는 포토 존, 앉은 자리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캐리커쳐, 장봉도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판매하는 상점. 치매 예방을 하는 보건소 안내소, 화재 예방 119센터, 행사를 주관하고 섬생활의 어려움점을 살피는 장봉출장소 등 볼 것도 많이 준비되어 있다.

마지막 행운권 추첨이 이날의 하이라이트이다. 가장 큰 경품인 자전거부터 장봉도의 특산물인 김과 소금 그리고 말린 생선에 이르기까지 500여명이 넘게 접수된 번호에서 골라낸 번호들이 호명되었다.

마지막 순서. 10명 씩 짝을 지으라고 한 후 10명 중에 한 명의 번호가 나오면 모두 상품을 주는 재미있는 추첨 방식으로 진행을 하였다. 참여자들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즐거움으로 풍요로워진 마음으로 귀가 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