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소통과 참여의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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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소통과 참여의 도시재생
  • 고희윤
  • 승인 2011.10.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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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고희윤 / 남구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 정책국장


제물포아카데미 첫 이야기 손님 김점구(독도수호대) 대표

"제물포로 놀러 오세요!"

제물포에서 놀거리를 만들기 위한 마을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치고 달리는, 그래서 홈런을 치는 제물포가 되기 위한 마을기업 'HIT AND RUN 제물포(이하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 불가피한 도시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는 제물포역 일대를 문화벨트로 조성하고, 그 안에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구성해 지역주민과 일반시민의 소통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또 그것을 넘어서 주민이 주체로 떠오를 수 있는 마을기업을 꿈꾸는 '히트앤드런 제물포'.

2009년 인천대 이전과 더불어 2010년 1월 도시재정비촉진지구 해제로 제물포 북부역 상권이 더욱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건물들이 노후화하고 지역상인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지역주민마저 발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사단법인 '함께 걷는 길벗회'를 주축으로 한 남구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는 제물포 지역에 현 건물을 허물지 않고 노후화한 건물을 활용하여 여러 분야의 문화예술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도시재생사업을 2011년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제물포북부역 광장에서 월 1회 정기적인 인디밴드 거리공연을 총괄 진행하여  지역주민들과 인근 학생들에게 제물포에서의 공연 문화 조성에 노력해왔다. 지역주민들의 의식과 욕구를 듣기 위한 주민간담회와 도심개발 방향을 위한 상권조사가 이루어졌고 제물포 상가 지도 그리기 밑그림을 그렸다. 8월부터 시작된 하반기 사업은 제물포에서 활동하는 도예가들과 지역 풍물 골동품수집가들, 국산 농산물 판매장, 장애인직업재활협회의 다양한 장애인 생산품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거리프리마켓'이다. 제물포역 2층 역사에서는 남구청 홍보 사진전을 시작으로 제물포 문화사진전, 제물포 마을사진 공모전시회 등 지속적이고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9월부터 재개된 공연에서는 무대가 없는, 조금더 가까이 주민과 상인들이 다가설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소박한 공연을 마련했다. 10월에 열릴 마을축제와 까페인문학 제물포 아카데미는 지역주민과 소통과 참여의 장으로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을기업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일자리창출과 수익금창출을 주목표로 두고 있는 사업이다. 인천 남구 내에도 여러 곳의 마을기업이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되고 있다.

마을기업 주목표를 달성하면서 그와 동시에 지역주민의 소통과 참여를 이끌어내며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행정적,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지원의 씨드(seed)머니를 갖고 시작하는 재정과 맨파워 면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마을기업 운영과 구조에 대한 지원체계는 마을기업을 지원하는 관공서와 민간의 유기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 지역사회 안에서 탄탄한 뿌리를 두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또한 취약하지만 운영되고 있는 마을기업들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보완과 상생을 통해 건강한 마을기업이 되기 위한 협력체계도 구성하여야 한다.

옛 제물포 명성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지역적 자존감 회복을 위해 지역주민의 소통과 참여의 장을 마련했다.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에서는 9월 23일부터 4주간 매주 금요일 제물포북부역 라똔커피숍에서 까페인문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물포아카데미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좀더 쉽게 접근하고 친밀감을 높이며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딱딱한 의자와 강의실이라는 개념을 벗어나 까페라는 장소에서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다루며, 제물포북부역에 위치한 까페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제물포아카데미는 1차에 이어 2차, 3차 강좌를 계획하고 있다.

사람존중의 복지도시, 문화존중의 창조도시라는 비전을 걸고 있는 남구에서 문화사업으로 구도심을 재생하고자 하는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 역시 비전을 함께하고 있다. 지역주민과 지역경제와 문화가 함께 생명력을 갖고 옛것을 버리는 게 아닌 존중하며 재창조할 수 있는 비전을 장기적인 계획으로 구상하고 있다.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는 지역주민,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기를 희망한다. 왜 콘크리트 재생이 아닌 문화사업 재생으로 제물포를 되살리고자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진정한 의미와 구체적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콘크리트 재발이 아닌 도시재생, 지금 있는 것을 되살리고 그 안에서 과거와 소통하며 더불어 모두 살 수 있는 도시재생. 마을기업 '히트앤드런 제물포'는 느리지만 긴 호흡으로 놀거리와 볼거리로 지역주민 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거리공연, 프리마켓, 전시회,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참여와 또한 참여를 넘어서는 지역주민들이 주체로 되는 제물포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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