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향해 걷고, 달에 머무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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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향해 걷고, 달에 머무르고'
  • 이동열
  • 승인 2010.03.02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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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청소년세계탐험대, 네팔 히말라야에서 ①

▲카트만두 안나푸르나 호텔에 도착


글·사진: 이동열 시민기자

"모닝티~모닝티~~"

잠결에 들리는 세르파의 문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 내가 히말라야에 와 있지…."

침낭에서 나와 문을 열어주니, 우리가 고용한 세르파 도루지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우리방 동료인 시호와 나에게 뜨거운 밀크티를 건넨다.

방 사이 칸막이가 합판 한장이다. 방음이 안 되는 샤브루베시의 롯지엔 우리 대원과 수십명 포터들의 분주한 움직임으로 활기가 넘친다.

차를 마시면서 준비해 간 물티슈로 얼굴을 구석구석 닦고 소금으로 양치를 하고 나니, 희정이가 문밖에서 밝게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단장님 하늘이 정말 파래요~!"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들로 꾸린 '2010인천청소년세계탐험대'.
이들 탐험대는 네팔 히말라야의 제1국립공원인 랑탕 계곡과 카트만두 지역에서 트래킹, 등반, 문화교류, 봉사활동 등의 계획을 세우고 2009년 12월 대원들을 추천받아 트래킹·등반훈련, 하모니카연주·마술·사진·다큐제작 교육 등을 하며 한 달 여 동안 준비를 했다. 
그리고 이곳 고산지역 청소년들과의 교류를 하고 봉사를 펼치며 일정을 진행하기로 계획했다.
이러한 세계탐험을 통해 이질적인 그네들의 문화와 역사를 접하고 소통하면서, '세계의 눈'으로 우리 인천을 바라보는 기회를 갖고 미래를 구상하자는 게 탐험대의 목표였다.
준비기간이 짧아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진행을 하면서 보완하기로 하고 나름대로 자신감에 차서 출발준비를 마쳤다.
드디어 2010년 1월25일 오전 9시 대한항공 직항편으로 인천을 출발해 당일 오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소얌부나트 사원

현지 스텝들의 환영을 받으며 곧바로 네팔의 4대 세계문화유산 중 카트만두 계곡에 포함된 불교사원 소얌부나트(the buddhist stupas of swayambhu)를 돌아보며 일단 네팔의 분위기를 느껴보았다.

잠깐이지만 우리와 너무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대원들은 한층 더 이번 탐험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시간이었다

카트만두의 호텔에 숙소를 잡은 우리는 현지에서 합류한 현지 스텝들과 앞으로 일정에 대해 세밀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며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정 중에는 보충하지 못하는 준비사항이나 물자를 꼼꼼히 챙겨야만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에 모두 긴장하면서 점검했다.


네팔에서 버스 위의 공간은 짐도 싣고 사람도 타는 것이 보편화해 있다.

1월 26일 아침 일찍 우리는 30인승 두 대의 버스에 짐과 물자 등을 싣고 6시간 예정으로 카트만두를 출발했다. 차량이 더 이상 갈 수 없는 히말라야 입구의 마을 샤부르베시를 향해 비포장 산길을 따라 '캬라반'을 시작했다.

비좁은 왕복 1차선 도로인지라,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더구나 곳곳에는 도로 확장공사로 상태가 최악이었다.

결국 우리는 9시간 30분이나 걸려서 목적지인 샤부르베시에 도착했다.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파김치가 된 대원들에게선 힘든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와 일정을 함께 할 포터와 세르파, 그리고 주방팀을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면서 피곤함을 잊을 수 있었다. 주방팀에서 마련한 맛있는 한식으로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그들의 요리솜씨에 감탄했다. 우리는 밝은 그들의 표정을 대하면서 다시 생동감을 찾았다.

현지에서 합류한 우리 모든 식구는 대원 27명을 비롯해 세르파 12명,주방팀 15명, 포터 35명 등 89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이들과 함께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에 대원들에게도 이들과 각별히 친하게 지내도록 주문도 했다.

식사 전에 하루일정 평가를 한 후, 식사를 마치고 배정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롯지

히말라야의 롯지는 트래킹 루트를 따라서 형성된 마을에 있는,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다. 세계에서 많은 트래커들이 오기 때문에 거의 모든 집에서 '롯지'라는 산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난방은 되어 있지 않다.  곳에 따라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롯지도 있다.

롯지에는 일반적으로 방마다 두 개씩 침상이 있고, 매트리스와 베개만 제공된다. 방과 방 사이는 합판으로 막혀 있어서 방음은 전혀 안 된다. 대원 중에 '코골이 대원'이 있으면 모두 함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롯지에선 취침공간과 더불어 간단한 음료나 술, 그리고 과자 등을 팔고 있다. 하지만 많이 팔리지 않는 탓인지 유효기간이 넘은 물건도 더러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함께 온 주방팀은 별도로 마련된 주방공간에서 취사도구와 식자재를 이용, 요리를 해 대원들에게 제공한다. 취사공간을 이용할 때는 따로 비용을 내야 한다.

 
세르파들. 네팔에서는 고소득자에 속한다고 한다.

세르파는 히말라야 고산지역에 사는 부족의 이름이다. 트래킹이나 등반을 안내하는 '가이드' 노릇을 하며 짐수송 등은 맡지 않는 사람들이다.

세르파(셀파 Sherpa)는 티베트어로 동쪽을 뜻하는 '사르'와 사람의 '파'가 합쳐진 말로, '동쪽에서 온 사람'이란 뜻이다.

세르파족은 자기가 태어난 요일에 따라 이름이 정해진다.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모두 '다와(달月)', 금요일에 태어나면 '파샹'  등으로 정한다. 개명을 할 때는 라마승에게 부탁해 좋은 이름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성(性)은 모두 '세르파'를 쓴다.

'히말라야의 가이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포터가 짐을 머리띠를 이용해 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짐을 운반할 때 쓰는 방법이다.

포터는 말 그대로 짐을 운반하는 사람들이다. 각지에서 모여 1인당 20키로그램 정도의 짐을 메고 정해진 장소로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자기끼리 별도로 취사와 취침을 한다.

포터들은 일반적으로 하루 두끼만 식사를 한다. 아침은 간단하게 밀크티로 때우고, 점심과 저녁은 자기들이 준비한 식재료로 직접 조리해 해결한다.

잠은 마을 근처 동굴이나 처마밑 등지에 모여 잔다. 안쓰러워서 우리방에 들어오라고 권해도 극구 사양한다. 일종의 불문율처럼 트래커들과 함께 자지 않는다.

주방팀은 '쿡'이라는 책임자가 팀을 이끈다. 각자 임무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고, 내부규율도 엄격하다. 요리는 '쿡'이 최종적으로 'OK'를 해야 내놓을 수 있다고 한다.

이번 탐험대에는 두 명의 '쿡'이 13명의 '키친보이팀'을 이끌었다.


다음은 우리의 하루 일정.

06시 기상/뜨거운 티(tea)/양치, 물티슈 세면

07시 전원이 모인 가운데 하루 일정 소개 후 식사

08시 트래킹 시작

12시 점심식사/롯지

13시 오후 트래킹 출발

17시 트래킹 종료

18시 일정 평가/식사 후 정비 및 자유시간

20시 자체 시간(문화교류 연습 등)

22시 취침.

 

샤브루베시 히말라야 입구에서 첫날 아침식사를 맛있게 하고 출발준비를 하고 보니, 방금 전까지 그 많던 포터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30분 전에 우리의 다음 목적지를 향해 떠난 후였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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