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예기치 못한 일 - 신우항 / 언어인지상담사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상황과 만난다. 그렇기에 늘 대비하고, 준비하며 살고있다. 그러나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타난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게 좌절할 것이다.
오늘은 좌절할만한 일임에도 굳세게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W아동은 발달장애 아동으로 2018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약 5년 넘게 꾸준히 치료를 받고있다.
그 W아동이 지난 2022년 처음으로 학교에 가서 며칠 안되어 벌어진 일이다.
"선생님!"
"우리애가 학교 도우미 선생님께 침뱉고 집으로 도망쳐 왔데요..."
입학을 1년 유예하신다는걸 필자가 괜찮다고, 제때 가야한다고 설득해서, 약 3년간 꾸준히 취학준비를 하고 학교에 보낸 W아동 어머니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제가 그렇게 철저히 준비했는데 어찌하면 좋을까요?"
"W아동은 절대 그런 행동을 할 아이가 아닙니다. 설사 했다고 하면 꼭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며칠 지나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도우미 선생님이 실수를 한 것 같답니다."
이야기는 이렇다.
도우미 선생님은 학교에 근무 나온 공익요원이었고, W아동이 발달장애가 있다보니 옆에서 잘 지켜보라고 했는데, W아동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도 수업시간 됐다고 팔을 잡아 끌어, 놀란 W아동이 팔을 뿌리치고, 할퀴고, 침뱉고 도망친 일이었다.
보통 여아에겐 여자선생님이 부드럽게 접근할텐데, 우락부락한 공익요원을 배치시킨건 조금 의외였다.
또 유치원에서도 외부활동 할때 도우미로 공익요원을 배치할 때가 종종 있는데 아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공익요원은 아동의 팔을 잡아당겨 팔이 빠지는 사고가 일어날 때도 심심치 않게 있다.
" 그랬군요?"
" 그럼 이제 어찌 되는건가요?"
" 도우미 선생님이 여자선생님으로 바뀌었구요, 우리 아이도 안정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 다행입니다!"
3년간 또래관계에 집중해서 치료받고, 또래관계에서 문제 없게 준비했는데, 난데없이 도우미선생님 때문에 얼마나 심려가 많으셨을까?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쿵쾅거린다고 웃으며 W아동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W아동은 현재 3학년... 학교에 적응해서 문제없이 잘 다니고 있다.